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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임단협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가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7일 교섭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회복에 매진해야 하는 현대제철로서는 노사갈등을 내년까지 짊어지고 가야 하는 부담스런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7일 오후 2시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제 18차 임금 교섭을 진행한다.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가 이달말 시작되면서, 이날 협상은 현 집행부의 마지막 교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7일 교섭이 연내 타결을 위한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면, 현 집행부는 교섭 권한을 차기 집행부에 넘겨줘야 한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달 말부터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시작한다. 정확한 선거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개 지회가 각기 다른 날짜에 선거를 진행하며, 12월말이 돼야 최종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교섭이 더 중요해진 이유다.
전망은 비관적이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현대제철로서는 노조 요구를 들어주기 쉽지 않다. 노조 역시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단 입장이라 18차 교섭 역시 팽팽한 대립이 예상된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5일 포항공장에서 제 17차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사측이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으며 이날 협상 역시 별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지난달 31일 열린 16차 교섭에서는 안동일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안 사장은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적자이고, 4분기도 적자가 예상된다"며 "빠른 시일 내 노사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임금/성과급/6대 별도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결단을 내려 최소한 이해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라"며 "차주교섭에서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2월말까지 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노조는 임협 불발을 이유로 지난달 16~17일 이틀간 총 파업을 진행했다. 5개 지회가 동시에 파업에 들어가며 일부 품목은 생산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7일 교섭 또한 불발로 끝난다면 집행부 선출을 앞둔 노조가 추가파업도 불사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6% 감소한 341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손실은 658억원으로 72.7% 확대됐다.
4분기도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중국이 예년같은 감산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요산업 부진까지 겹치며 가격을 올릴만한 요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함영철 전무는 올 4분기도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철 전무는 "전방산업부터 전체적인 시황이 좋지 않다"며 "판매가격은 약세 기조를 유지하며, 지금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가격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4분기 역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실적회복에 매진해야 하는 현대제철로는 임협 타결이 시급하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마당에 노조 파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로 노조의 요구를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안동일 사장 역시 매우 답답할 것"이라며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노조가 한걸음 물러서는 양보의 미덕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