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외식업주 입점 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새 요금체계는 그간 논란이 된 ‘깃발 꽂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 4월부터 적용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일 요금체계 개편을 알렸다. 가장 큰 변화는 앱 최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명칭을 바꾸는 것이다. 중개 수수료는 현행 6.8%에서 5.8%로 1% 낮춘다.
오픈리스트는 지역 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업소명을 노출해 주는 광고상품이다. 소비자가 해당 섹션을 통해 주문하면, 주문 금액의 일부를 본사에 납부하는 방식이다. 1만원 음식 주문이 발생할 경우 업주가 배민에 680원의 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식이었다. 내년 4월부턴 낮아진 수수료를 적용해 580원을 부과한다.
과거 오픈리스트 하단에 노출했던 ‘울트라콜’의 요금도 향후 3년간 동결한다. 울트라콜은 음식점주들이 월 8만원의 광고료를 내면 배민 앱 상에 상호명을 노출시켜주는 ‘정액 광고료’ 요금체계다. 주문이 성사돼도 따로 중개 수수료는 없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기 부진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난을 고려해 이 요금을 2022년까지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한 음식점이 울트라콜을 세 개까지만 등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그간 자금력이 있는 기업형 점주들이 인근 지역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는 소위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상품을 이용해 영업 지역을 관리하는 업주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3곳으로 등록을 제한했다”며 “이는 갑작스런 변경으로 영업 차질을 빚는 업소가 생기지 않도록한 최소한의 숫자”라고 설명했다.
‘할인 쿠폰 광고료’도 전면 폐지했다. 그간 배민은 업체가 행사 할인 쿠폰을 발행할 경우 ‘쿠폰 제공 업소’를 표시해주는 대가로 월 3만8000원의 비용을 별도로 부과했다. 추후 업주는 지불하는 비용 없이 판촉 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요금체계를 개편하면서 화면 노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과거 오픈리스트는 3개의 업소만 노출되도록 설계됐다. 세 개 이상의 업소가 신청하면 무작위(랜덤)로 화면에 노출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등록 업소가 스크롤 식으로 모두 보이도록 개편한다.
김범준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돈을 많이 낸 업소들이 상단에 중복 노출됐다면, 앞으로는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와 선택을 받는 업소들이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업주 입장에서는 자금력 대결이 아니라 맛과 가격이라는 음식점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요금체계 개편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음식점주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마련했다. 양 측은 과금체계 개편을 꾸준히 논의해왔다.
김 부사장은 “배달 앱이라는 플랫폼은 자영업자 이익과 이용자 혜택, 이 두가지를 지속적으로 구현해갈 때 사업의 영속성이 보장된다”며 “앞으로도 점주와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편사항을 모니터링해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