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로 시기 미뤄 아시아나+6개 자회사 생략… 새주인 HDC와 임직원 배려산업·고속만 남아… 그룹인사 개념 없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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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리는 자회사들까지 통매각 될 경우에는 그룹 임원인사 자체가 생략될 가능성도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로 미뤘다.

    현재 금호그룹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잠정적으로는 오는 12일 계약 체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진통을 겪고 있는 구주가격을 비롯해 기내식 사업으로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에 대비한 손해배상한도 등 여러 부분에서 이견이 생겨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사실상 딜이 마무리되는 SPA 체결 이후에 임원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12월 21일에 23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고, 2017년에는 12월 27일에 38명의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올해 인사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SPA 체결이 이뤄지면 실질적인 주인이 바뀌기 때문이다. 새주인이 될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게 인사권을 넘겨주는게 도리라는 판단에서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30여년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마지막 배려도 담겨 있다. 매각 이슈로 안팎에서 혼란스러울 임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리고 있는 에어부산(44.17%), 아시아나IDT(76.22%),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세이버(80%) 등 6개 자회사도 임원인사에서 배제될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리조트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와 손자회사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호 측이 금호리조트를 매각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HDC 측에서 거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까지 모두 통매각 된다는 전제하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게 된다. 두 곳만 갖고 그룹 임원인사를 내기에도 모양새가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그룹 임원인사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의 시기와 규모, 범위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아시아나항공 딜을 연내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