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정비사업 '고갈'한양·호반·태영·호반·중흥 등 태양광·레저·수처리 등 신사업 육성 가속화중견건설사, 올 연말 인사서 사업다각화 표명
  • ▲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 건설 협장.ⓒ뉴데일리DB
    ▲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 건설 협장.ⓒ뉴데일리DB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신사업 육성을 통해 수익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정부 규제 강화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최근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정부의 재개발·재건축시장 규제 강화 여파로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과 소규모 정비사업장까지 진출하고 있어 중견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견사들은 기존 주택사업 대신 신사업 육성에 나서면서 불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택 브랜드 '한양수자인'으로 알려진 한양은 최근 김한기 보성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김한기 부회장은 대림산업 대표이사와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주택,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풍부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을 받는다.

    이에 한양이 추진하고 있는 '솔라파크' 태양광발전, 전남 묘도 LNG 허브 터미널 등 신사업에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들어서는 '솔라파크'는 158만㎡ 부지 위에 국내 최대 발전설비 용량(98MW)을 갖춘 태양광발전소로 관련 인허가가 진행 중이다. 전남 여수 묘도에 지어지는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도 87만㎡ 부지에 LNG탱크와 항만, 기화설비 등이 구축된다. 빠르면 내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베르디움' 브랜드로 잘 알려진 호반그룹 역시 최근 최승남 호반호텔&리조트 대표를 그룹 총괄부회장로 선임했다. 최 부회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2015년 호반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사업 다각화에 앞장서 온 인사다.

    2017년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지난해 덕평컨트리클럽과 리솜리조트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 2월 서서울컨트리클럽(CC)까지 매입하면서 종합레저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번 인사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호반건설은 지난 6월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이 회사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S클래스' 브랜드로 앞세워 최근 수도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흥건설 역시 같은 달 헤럴드경제 지분 47.8%를 684억원에 인수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태영건설은 이미 독과점 지위에 있는 수처리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태영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총 17명의 승진자 가운데 수처리사업 분야 계열사인 TSK코퍼레이션, TSK워터, 휴비스워터 등에서 11명의 임원이 승진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태영건설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은 국내 수처리시장에서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산업용 수처리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가진 휴비스워터와 지난해 11월 합병계약을 맺었다. 기존 수처리사업은 물론 폐기물에너지·자원순환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와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주택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성과가 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휴 인력의 활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신사업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