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수주 기대 무산… 내년 발주 소식도 감감'용선 대체설' 불거져… 대규모 수주 힘들 듯삼성重 제외, 현대·대우 올 목표 미달
  •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운반선 항해 모습.ⓒ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마란가스 LNG운반선 항해 모습.ⓒ대우조선해양
    하반기 조선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프로젝트 발주 소식이 사실상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진데다, 카타르 측이 선박을 용선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 마저 나오면서 이른바 '잭팟 수주'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0조, 20조, 60척, 100척 등 장밋빛 전망은 문자 그대로 전망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말로 예상됐던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 발주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당초 11월이나 12월 수주가 예상됐으나, 연말까지 3주 남긴 현재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다.

    그나마 프로젝트 규모가 늘어난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달래는 모양이지만 용선 대체설 등장에 기대감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2027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을 현재보다 64% 많은 연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타르 정부가 가스 매장량 등을 조사한 결과 추가 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타르 북부에 위치한 노스필드 가스전은 세계 최대의 단일 가스전으로, 카타르는 이를 확장해 LNG 연간 생산량을 연 7700만톤에서 1억10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이번에 확인된 천연 가스 매장량은 1760조 입방피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카타르가 LNG 생산능력을 1억2600만톤으로 늘릴 경우, 20척 정도가 추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발주 규모인 40척(옵션 제외)에서 20척이 추가돼 수주금액은 13조원으로 늘어난다. 옵션 물량 40척까지 포함하면 향후 조달하는 LNG선 규모가 100척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6월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에 투입될 LNG선 수주를 위해 카타르 국영 석유 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의 전체 발주액은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목이 빠져라 발주 소식을 기다리던 국내 3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해를 넘기긴 했으나 국내 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LNG운반선 물량을 상당부분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만, 일각에선 발주 물량이 늘어난 것이 꼭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타르 측이 일부 배를 용선으로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관측이 현실화되면, 국내 조선사들의 대거 수주는 물 건너갈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LNG선이 많이 풀리면서 카타르가 모든 배를 발주하지 않고 용선으로 돌린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배가 많이 발주되면 용선료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조선사들에게는 좋지 않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LNG선 시장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 지난 9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14만㎥ 이상 LNG선은 301만CGT(35척)로 전년 대비 30% 가량 물량이 줄었다. VLCC는 90만CGT(21척)에 그쳐 58%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006만CGT로 전년 대비 약 37% 감소했다. 최근 3년간 글로벌 발주량은 지난 2017년 2519만CGT에서 지난해 3172만CGT로 26% 가량 증가했으나,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발주량이 줄어들며 2017년보다도 적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도 삼성중공업을 제외하고는 올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에 대한 계약을 따내면서 현재까지 총 71억 달러를 수주,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91%를 달성 중이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약 57억6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 83억7000만달러의 약 69%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액이 88억달러로 목표치인 159억달러의 5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막판까지 수주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카타르 LNG 프로젝트 수주 소식이 늦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대규모 발주가 남아있어 내년에도 자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