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영업부문 조직개편 예고목표 달성 못한 직원에 시말서 징구"업종 이해도 떨어진다" 우려
  • ▲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KG동부제철
    ▲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KG동부제철

    KG동부제철이 업황부진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영업 직원들에게 시말서를 받는가 하면 인수 석달만에 계획에 없던 조직개편까지 예고했다.

    첫 해부터 임직원들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내부에선 벌써부터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G동부제철은 이달 말 소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9월 2일 KG동부제철이 정식 출범하면서 조직을 대폭 바꾼 이후 불과 석달만이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기존 영업직원들을 다시 복귀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업황 불황에 날로 약화되는 영업력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곽재선 회장이 최근 계획하지 않았던 조직개편을 예고했다"며 "경험이 풍부한 기존 영업맨들을 다시 불러오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곽 회장은 영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말서를 받기도 했다.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시말서 3번이면 아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영업에선 목표치 달성 실패 시 '죄송합니다'란 말 대신 시말서를 쓰라고 한다"며 "영업팀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영진의 이같은 압박은 업황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동부제철은 올 3분기 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순이익 또한 286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문제는 4분기다.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과 원료가격 변동세, 중국발 가격 약세로 철강업계 전체가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 역시 이같은 이유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역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 10월 29일 '2020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내 철강 내수는 5320만톤으로 2019년 대비 1.1%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WSA) 또한 2020년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율이 1.7%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성장률 예측치인 3.9%와 비교하면 2.2%P 낮아진 수치다.

    KG동부제철은 지난 9월 충남 당진공장에 1200여억원을 투자해, 연산 60만톤 규모의 칼라강판 생산라인 4기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불황에도 대규모 투자를 알리자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KG동부제철과 냉연사업을 경쟁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신규 투자를 잠시 보류한 상태다.

    철강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여타 업종과 달리 거래선 유지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 철강업에 뛰어든 경영진이 기대와 다른 실적을 보이자 다소 성급한 모습을 보이는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