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점연기 권고 취소하라"소상공인 반발 우려에 마케팅 소극적홈인테리어 DIY 독점 라이언스 빛 못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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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그룹이 공구전용 대형마트 에이스하드웨어 운영과 관련해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마케팅활동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칫 소상공인들이 홍보활동을 빌미로 재차 반발에 나설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유진그룹 이에이치씨(EHC)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상대로 낸 개점연기권고 취소소송 1심과 2심 공판에서 EHC 손을 들어줬다. 판결에 따라 유진그룹은 에이스하드웨어 운영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하드웨어는 지난해 6월 서울 금천구에 1호점을 연 후 목동점, 용산점 등을 잇달아 신설했다. 

    이 매장은 시작 전 부터 공구분야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거세게 부딪혔다.

    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협회는 산업용재 대형마트가 들어설 경우 주변 상권이 무너지고 업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기부에 매장 개장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며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중기부는 지난해 3월 사업조정 권고문을 통해 "EHC의 에이스홈센터(에이스하드웨어 옛 이름) 서울 금천점 개점을 3년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EHC는 중기부를 상대로 가천분 신청을 냈으며 법원을 가처분을 인용해 개점을 허가한 바 있다. 이후 열린 개점연기권고 취소소송에서도 법원은 EHC 편을 들어줬다.

    법원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EHC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에이스하드웨어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홈 인테리어·건축자재 복합매장이다. 집 수리에 필요한 상품들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고 인테리어 상담과 시공까지 한 곳에서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사업인만큼 고객들에게 널리 알리는 마케팅활동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작 소상공인들 눈치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반이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 홍보활동 마저 제대로 하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에이스하드웨어가 국내 정착하기 까지는 소상공인들 반발 등과 함께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구산업의 경우 워낙 오랫동안 소상공인들 위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들 힘을 무시하기 힘들다"며 "에이스하드웨어가 흥행한다면 잠시 조용해졌던 소상공인들이 다시 생존권을 들먹이며 반발에 나설 수 있어 유진그룹 입장이 난처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진그룹은 에이스하드웨어 운영과 관련해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에이스하드웨어를 방문한 고객 중 전문적인 인테리어 설치 및 시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지역 시공업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또한 전문 파트너가 되면 멤버십 가입을 통해 에이스하드웨어의 자재를 최대 10%까지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시설 투자 비용이 적은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사업자를 위해 구매 비용이 부담스러운 건설 공구 등 주요 장비 20여 가지 상품을 대여해 주는 렌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