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PA체결, 향후 투자규모-포지션 설정 관심항공기 86대 보유… 169대 대한항공-46대 제주항공 모두 격차정몽규 HDC그룹 회장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 지속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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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최종 매각 협상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구주 보상과 손배한도 등을 놓고 적잖은 입장차가 있었지만 가닥이 잡힌 상태다.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은 오는 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HDC의 투자와 달라질 아시아나의 미래 모습이다.업계 1위 대한항공과의 격차를 좁히게 될지, 아니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에 쫓기는 처지가 될지 사뭇 관심이 쏠린다.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총 86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선 74개, 국내선 11개 등 85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 2012억원, 영업손실 350억원을 기록했다.업계 3위 제주항공과 편차가 크지만 리딩 항공사인 대한항공과의 격차도 많이 벌어져 있다.지난해 대한항공 매출액은 별도기준 12조 6555억원, 영업이익 6673억원을 기록했다. 대략 매출 차가 2배에 달한다.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조 2566억원, 영업이익 10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아시아나보다 나았으나 단순 매출 비교로는 5배 이상 차이가 났다.보유 항공기와 운항 노선을 비교하더라도 대한항공은 169대 항공기, 114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어 항공기 대수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은 정확한 자료가 없어 비교가 어렵지만 취항 도시를 비교해 봤을때 1.5배 이상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제주항공은 항공기 46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88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 향후 이스타항공 인수를 감안하면 항공기는 69대, 취항 노선은 126개(중복 제외시 103개)로 늘어나게 된다. 단숫 숫자 비교만으로는 아시아나항공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다.다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보유 항공기가 B737-800NG 기종이고 운항노선도 일본, 동남아 등에 집중돼 있어 장거리 노선까지 운영하는 아시아나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업계에서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만큼 1위 대한항공 에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정 회장은 지난 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 가치가 더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또한 HDC가 금호산업과 매각 절차 진행 과정에서도 구주가격을 낮추고 신주 투자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며 인수금액의 상당부분이 아시아나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업계관계자는 "FSC와 LCC 특성상 규모 면에서 LCC가 따라잡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나가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외에 다른 LCC도 추가 인수하지 않는 이상 둘의 격차가 좁혀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매각 건이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보는 의견도 많다. 지난 3분기 국내 항공업계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전환한데 이어 4분기에도 수익악화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대한항공마저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내년도 항공업계의 술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연말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임원 감축을 통해 108명 중 29명(사임 18명, 그룹사 전·출입 11명)이 줄어 79명이 됐다.여기에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새로운 LCC들이 내년부터 본격 취항에 나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일본 여행 감소 추세까지 계속된다면 항공업계 내 구조조정 칼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이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매각은 항공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미중무역갈등, 내수경기침체, 일본 수출 규제가 계속된다면 항공사간 M&A는 계속될 것이며 시장 재편도 가파르고 폭넓게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