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 보내 용퇴 뜻 밝혀"흑자전환 노력했으나 유의미한 성과 거두지 못해"
  • ▲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현대일렉트릭
    ▲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현대일렉트릭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가 24일 자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의 변화와 웅비를 위해 미진한 제 역할을 접고 몇 개월 전에 생각했던 용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올해 9월 본부장급 임원 전원이 사임하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렀다"며 "당시 마땅히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퇴임하고자 했으나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자산매각, 재정적 보완 등 대표이사로서의 직무가 요긴해 직무를 좀 더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부문이 인적분할 돼 설립된 회사로 발전설비, 송변전설비, 배전설비, 전력제어기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7월 부사장으로 선임, 같은 해 11월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일렉트릭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조선업 시황이 부진한데다 국내 발전·송배전 투자 감소와 중동 수주 부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이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결기준 100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3·4분기에는 적자 폭이 확대돼 누적 영업손실 116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했다. 이어 부서 통폐합,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됐다. 이달부터는 만 55세 미만 생산기술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계열사로의 인력 재배치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현재는 모든 분들의 노력으로 부족하나마 다소의 자구책이 수립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이번 변화가 현재의 당사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좋은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본인이 자진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조만간 신규 사장을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