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가전 시장의 키워드는 ‘렌탈’로 요약된다. 불경기 속에도 렌탈 업계는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올해는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청정기와 같은 환경가전이 잘 팔렸고,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업계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렌탈 시장은 새해에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제품 다각화와 해외사업 확대로 커지는 시장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 내년 시장 포인트 ‘제품 다각화’… 뷰티·헬스기구 등 신제품 쏟아진다
최근 렌탈 업계는 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한창이다. 정수기, 청정기 등 기존 제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LED마스크와 같은 뷰티기기와 안마의자 등 건강가전의 렌탈 판매가 많았다. 에어컨 등 기존 업계에서 다루지 않던 계절가전 렌탈 상품도 등장했다. 이 같은 업계의 품목 다각화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원 웰스는 지난 4월 LED마스크를 첫 출시한 이후 월평균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제품이 인기를 끌자 청호나이스 등 경쟁사에서도 뷰티가전 렌탈 출시가 이어졌다.
청호의 경우 뷰티가전 뿐만 아니라,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에어컨 렌탈 판매를 시작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웅진코웨이도 최근 아이템 다각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대표 신제품은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합한 의류청정기다. 이 외에도 안마의자, 매트리스, 전기레인지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렌탈 사업이 판매 인력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영업망에 새 상품만 얹어 팔면 수익이 나는 셈이다. 제품 관리차 고객 가정에 방문해 영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점도 유리하다.
-
◇ 동남아에선 ‘K-렌탈’이 대세… 2위권 업체 사업 확대 주목
동남아 중심의 해외사업 확대도 주요 포인트다. 최근 렌탈 업계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성장성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지 선두 주자는 가장 먼저 현지에 진출한 웅진코웨이다. 코웨이는 2006년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해 현재 125만여 계정(3분기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 점유율 1위로, 코웨이 사례를 토대로 많은 업체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SK매직 등 2위권 업체들도 말레이시아·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년에는 1위 코웨이뿐만 아니라 2위권 업체의 해외사업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쿠쿠홈시스는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인도, 싱가폴, 브루나이, 태국, 미국, 중국 등 총 16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주요 법인은 말레이시아로 현지에서 약 75만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5월 현지법인을 처음 설립했으며, 베트남에선 생산 공장도 직접 운영한다. SK매직도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최근 들어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새해에는 쿠쿠, 청호, SK 등 해외사업 후발주자 간 현지 시장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