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車 400만대 생산 10년만에 깨지나…연말 파업 여파

자동차업계의 연말 파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노조가 연말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 대치상황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노조는 임단협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지난 18∼19일, 24일 부분파업을 했다. 노조는 내년 1월3일까지 본교섭을 하지 않고 냉각기를 가질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도 지난 20일 올해 두번째 파업으로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이익이 계속나는데 사측이 기본급 동결을 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파업을 멈춰야 교섭을 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연말 판매물량 확보를 위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생산량은 평소의 3분의 1로 떨어졌다.

앞서 회사측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중재 중지 결정에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한국지엠(GM)은 창원공장에서 도급업체 비정규직 계약 해지 문제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GM은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 근무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키로 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는 생산공정에 지난 23일 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을 투입했다.

창원공장은 오는 31일자로 비정규직 노동자 560여명이 소속된 도급업체 7곳과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창원공장에서는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사측은 작업중 안전사고 등 위험예방을 이유로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는 처음 사측안이 나왔을때 특근 거부 결정을 내렸다.

쌍용자동차는 판매부진에 따른 위기감에 노사가 합심하는 모양새다. 쌍용차 노조는 상여금 반납 등 경영 쇄신안을 마련하고 조합원을 상대로 설명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올해 생산량 400만대를 넘기기 힘들 수도 있다.

올해 11월까지 전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61만 3077대로 집계됐다. 12월 한달간 38만 6923대를 생산해야 400만대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월 평균 생산량은 32만 8000여 대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09년(351만 2926대) 이후로는 매년 400만대를 넘겨 왔다.

외자계 3사의 생산량 감소폭은 더 크다. 올해 들어 64만 9397대로 전년 동기보다 12.2% 줄었다.

르노삼성차가 15만 2439대로 24.2% 줄고 한국GM은 37만 6029대로 8.2%, 쌍용차는 12만 929대로 6.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가 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차 개발과 판매를 하는 동시에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투자도 해야 하는데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