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성장 동력 적극 육성100년 기업 기술 경쟁력 강조2028년까지 탄소섬유 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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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경제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등 新 3低의 부정적 흐름으로 3%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한국경제 역시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이뤄진 한한령, 북핵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확대, 민노총 등 노조의 세력화가 부담을 줄 전망이다. 4월에 치러질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이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 롯데, 포스코, 한화, CJ,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기상도가 어떠할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급변하는 환경에서 '100년 효성'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이 핵심이다. 기술 경영을 앞세워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조현준 회장이 짜놓은 위기 돌파 전략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효성의 주력 계열사들은 각 사업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와 탄소섬유·폴리케톤과 같은 고부가가치 신소재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조 회장은 평소에도 '100년 기업'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조건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도 구성원들에게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을 향한 기술 중시 경영 철학을 당부하기도 했다.
신년사에서도 "이미 싱귤래리티(singularity·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기점)의 시대는 우리 곁에 와 있고, 모든 분야에 있어서 업의 개념, 게임의 룰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며 "크게 숲을 보는 시야를 가지고 빠른 변화를 알아내고, 선도하는 기업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효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지 3년째가 된다. 4개 사업회사 모두 시장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효성은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항상 승리하는 '뉴 효성'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8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연산 2000톤 규모(1개 라인)인 생산규모는 연산 2만4000톤(10개 라인)까지 확대된다.
이는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이며 올 초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효성은 이를 통해 글로벌 톱3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고 10배 강한 초경량·고강도 소재다.
효성화학은 다양한 폴리케톤 적용 제품과 가공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폴리케톤은 효성화학이 세계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친환경 소재로 자동차·전기전자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효성화학은 자체 공정을 통해 순도가 높은 NF3(삼불화질소)를 개발했다. 이후 중국 취저우에 NF3 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NF3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스판덱스와 등 원천 기술력에 기반한 제품들도 올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9월 연간 1만8000톤의 스판덱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 스판덱스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무슬림웨어를 비롯해 데님, 란제리, 스포츠웨어 등 수요가 늘어나며 2012년 이후 연 평균 16%이상 성장해 왔다. 효성은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선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50여년 가까이 축적된 송∙배전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변압기와 차단기 등 기존 주력 제품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및 HVDC(초고압 직류송전) 등 신송전 사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사업도 본격화한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시스템 시장점유율 1위(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울산 테크노파크 등 4곳의 수소충전소와 광주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 수소충전시스템을 수주, 2018년 완공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 계열사들이 고부가가치 신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변화하는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면서 "올해는 인도 스판덱스 공장 본격 가동하는 등 동남아 신흥시장에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