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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3일 국회에서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내각의 일원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인 내각이 뒷받침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함께 가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구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이제 지역구에 대한 것은 당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발언 도중 눈시울을 붉혔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3선인 김 장관은 경기 일산 서구(고양정)에서 출마해 17·19·20대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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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총선 출마 의지를 거듭 밝혔던 터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는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에 "현재까지는 (지역구에서) 출마한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앞서 몇 차례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지역구 출마 의지를 피력했었다.
김 장관이 3개월 만에 태도를 바꾼 이유는 김 장관의 불출마 선언 내용에서 엿볼 수 있다. 김 장관은 안정적인 내각을 강조했다. 김 장관이 올 총선에 나서려면 사퇴 시한인 오는 16일까지 공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러나 아직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렇다 할 세평조차 없는 실정이다. 인사청문회에 보통 한 달여가 걸리는 만큼 김 장관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장관 공석이 불가피하다. 설상가상 국토부에서 교통분야를 총괄했던 김경욱 제2차관이 지난달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겉으로는 문 정부의 성공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속내는 금배지를 달기 위해 장관과 제2차관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강하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현 정부의 주택 철학에 반하는 다주택자로 찍혀 낙마한 최 전 차관의 뒷사람을 찾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 전 후보자의 낙마로 인사 검증의 허들이 높아지면서 적기에 후임자를 물색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내각의 일원보다는 정치인에 무게중심을 뒀던 김 장관으로선, 최 전 차관의 낙마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서 불출마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당 입장에선 선거 승리가 유력한 분들이 불출마를 선언했기에 매우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 "이번 총선은 굉장히 중요한, 우리 역사에서 의미를 갖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선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명운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의 두 발언은 모순된다. 나라의 명운이 달라질 정도로 중요한 선거라면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내보내는 게 타당하다. 김 장관은 지난해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지역구에서 적잖은 반발에 부딪혔다. 일각에선 지역구에 출마해도 표밭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힘겨운 싸움이 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불출마로 선회한 김 장관은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토부 대변인실 설명으로는 역대 최장수 장관은 정종환 전 장관이었다. 정 전 장관은 국토해양부 시절 2008년2월부터 2011년5월까지 장관을 지냈다.
여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원도 차출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경제부총리로 자리를 옮기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장관이 총선 불출마의 반사이익으로 경제부총리가 된다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국토부 장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