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핵심 '규모의 경제'CJ·한진·롯데, 올해 예산 30~50% 투입허브 확보·지역 터미널 자동화, 처리 물량↑
  • ▲ 택배 터미널 자료사진 ⓒ 뉴데일리DB
    ▲ 택배 터미널 자료사진 ⓒ 뉴데일리DB

    택배업계가 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 증가로 쏟아지는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물류사는 올해 예산의 상당 부분을 택배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택배는 각사 연 매출 30~4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계약물류·국제특송 등 타 사업 대비 성장률이 가팔라 업계가 부쩍 집중하고 있다. 17일 기준 지난해 총 물량은 28억 상자로 추산되며, 이는 전년(25억4000만)대비 약 10% 늘어난 규모다.

  • CJ대한통운은 올해 900억원 가량을 택배 사업에 투자한다. 전체 예산 2783억원(건설 부문 제외)의 3분의 1수준이다. 올해는 의류·액세서리 등에 특화된 소형화물 터미널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CJ는 일 800만 수준인 처리 능력을 올해 960만 상자까지 늘릴 계획이다.

    CJ는 올해 ‘멀티 포인트’라는 27곳의 소화물 특화 거점을 마련한다. 170여 곳의 지역 터미널 중 소형화물 비중이 높은 곳에 전용 분류기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작은 짐을 한곳에 모아 처리해 작업 속도와 비용 절감 등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한진도 투자를 크게 늘렸다. 올해 택배사업 예산은 850억원이다. 이는 전체 예산 17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 내용은 지역 터미널 내 자동 분류기·스캐너 도입, 허브터미널 증축이다.

    한진은 2023년 택배 점유율 20%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는 2위권 업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10%대 중반에 머물며 1위 CJ(점유율 40% 후반)를 쫓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140만 수준인 일 처리가능 물량을 170만 수준까지 늘린다.

    한진은 대전에 위치한 기존 허브를 ‘메가(Mega) 허브 터미널’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2023년까지 진행되며 올해는 부지확보 등 기초 작업을 수행한다. 작업 완료 시 하루 70만 수준의 대전 터미널 처리량을 150만 상자까지 늘릴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올해 배정 예산은 약 2200억원이다. 롯데는 지난해 충북 진천군에 착공한 메가허브를 비롯, 각 지역 터미널의 시설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는 지난해 6월 충북 진천군에 메가허브 건립을 시작했다. 메가허브의 일 처리 물량은 150만 규모다. 올해는 약 2000억원이 메가허브 사업에 투입된다. 회사는 2022년 1월 메가허브 완공 시 현재 145만 수준인 하루 처리 능력이 215만 상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 서브터미널엔 180억원을 투입한다. 롯데는 각 지역 터미널에 자동분류기를 비롯, 상자 무게와 부피를 자동 측정하는 스캐너를 도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빠른 작업과 정확한 요금 측정을 통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택배는 큰 시설을 갖춰 대규모 물량을 유치하고, 한 번에 처리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한 전형적인 장치산업”이라며 “앞으로도 큰 폭의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각 업체는 ‘얼마나 많은 물량을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