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M&A… 초대형 LCC 탄생최악의 업황… 인수 타이밍 우려 팽배150억 깎았지만… 시간-비용-구조조정 난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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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을 품은 제주항공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종업종간 첫 M&A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지만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두세차례 SPA를 연기해 가며 고심을 거듭했던 제주항공은 인수금액 중 150억원을 깎았지만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시작이라는 지적이다.

    최악의 업황 속에 이스타 정상화까진 ,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인수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A항공사 관계자는 "무산될 줄 알았는데 제주항공의 결정이 놀랍다"며 "무리한 결정으로 보여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코로나 후유증이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이 집계되면 이스타항공은 물론 제주항공도 엄청난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업황으로는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모든 항공사들이 생존 자체에 올인을 걸어야 할 만큼 급박하고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유독 상황이 나쁜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대한 염려가 훨씬 큰 형편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현재 국제선 34개 노선 중에서 6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다. 사실상 폐점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인수를 통한 반전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스타측도 정부의 긴급 지원과 노선의 정상화에 우선 매진하고 있다.

    B항공사 관계자도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화는데 돈과 시간이 아주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덩치를 키워서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도 있지만 최악인 업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양사간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거론된다.

    A항공사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항목을 넣었을지도 의문이다”라며 “지금도 대다수가 휴직하고 있는 상태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강도 높게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제주항공도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안내 메일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것이 업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C항공사 관계자는 “통 큰 결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제주항공이 밝힌 것처럼 공급과잉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항공업계 전체로는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향후 국토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승인이 이뤄지고 나면 취득예정일자인 4월 29일,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약 430억원을 전액 납입하고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명변경이나 합병, 대표이사 등 경영진 교체, 고용승계 같은 여러가지 경영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며 “시너지 창출 방안도 다각도로 고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2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545억원이다.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 체결 당시에는 매각대금이 695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2개월 넘게 진행된 실사를 통해 150억원을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