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세계적 확산에 기준금리 0%대로 추락"2월 동결 적절…지금 인하 적기" 실기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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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예상한 것보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래 쪽으로 가는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 뒤 열린 인터넷 생중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이 총재는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가 3월 정점 찍은 후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며 "코로나19가 예상 밖으로 확산하면서 지난달 내다봤던 2.1%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세계적으로 언제쯤 진정될 것인지가 전제돼야 경제전망이 가능하다"며 "현재 성장경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내린 바 있다. 지난해 1월 2.6%에서 1년 사이 0.5%포인트 하향된 것이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당시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서는 "2월 동결 결정은 적절한 조치"라며 "그때 금리를 내렸다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그러면서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조정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실기론도 거론되고 있으나 2월보다 지금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한은은 역사상 세 번째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0.5%포인트 내려 '0%대 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임지원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타지역으로 퍼졌고,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그 영향도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며 "경제활동 위축 정도도 당초보다 컸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이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차입비용을 가능한 한 큰 폭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했다"고 말했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것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빠른 행보를 보였고 다른 주요국도 금리 인하를 이어갔다"며 "연준의 큰 폭 인하는 한은이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말했다.한은의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내려가자 금리 이외 비(非)전통적 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이에 이 총재는 "코로나19 영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으나 과거 어느 때보다 충격이 상당히 크고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에 나타나고 있다"며 "한은법상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필요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지면서 통화정책 여력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기는 어렵다"며 "실효하한은 국내외 금융시장 변화와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 등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실효하한은 미국 연준의 금리 조정 폭 만큼 1대 1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실효하한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그 폭은 그만큼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0.50~1.00% 수준이다. 실효하한은 비(非)기축통화국이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시 우리나라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최저 기준의 금리 하한선을 말한다.한편 주요국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하고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조기 종료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며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