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딩스 이태성, 제강지주·제강 지분 모두 처분이태성 홀딩스-이주성 제강지주 책임경영 강화당분간 사촌경영 지속 전망… 지분상 계열분리는 시기상조
  • ▲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왼쪽)와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오른쪽).ⓒ세아그룹
    ▲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왼쪽)와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오른쪽).ⓒ세아그룹

    대기업 오너일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경영권 다툼과 지분 분쟁 등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국민들 눈에는 볼썽사납지만, 당사자들은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운다. 돈 앞에서는 부자(父子)도, 형제·남매 지간도 없어 보인다.

    이런 세태속에서 세아그룹은 화목한 사촌경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이운형 회장이 2013년 별세하면서 동생인 이순형 회장이 자리를 물려 받았다. 故 이운형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와 이순형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은 올해 43세 동갑내기로 사촌지간이다. 두 사람 모두 각각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의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3세경영을 하고 있다. 물론 이순형 회장이 그룹 전체 회장으로서 총괄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역할 분담이 그렇게 돼 있다.

    세아그룹은 크게 세아베스틸 등 특수강 분야의 세아홀딩스와 강관 및 판재 사업을 하는 세아제강지주로 나뉜다.

    세아제강이 투자부문인 세아제강지주와 사업부문인 세아제강으로 분리되기 전에 이태성 대표는 세아제강 지분을 최대 19.12%까지 보유했었다. 아버지인 故 이운형 회장의 세아홀딩스 8.41%, 세아제강 8.38%를 상속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해 세아제강 지분을 꾸준히 처분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남아 있던 세아제강지주 13만2881주(3.21%), 세아제강 11만9129주(4.20%)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세아제강지주는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전량 매각했고, 세아제강 지분은 세아제강지주에 넘겼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이순형 회장과 그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소유한 개인투자회사다.

    이로 인해 이태성 대표는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 지분을 모두 털어냈다. 세아홀딩스 35.1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수강 사업에 전념하게 됐다.

    물론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부사장이 세아홀딩스 지분을 각각 8.66%, 17.95% 보유하고 있어 완전한 계열분리는 아니다. 세아그룹 역시 계열분리 등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로의 협력이 필요하고 시너지를 위해서는 세아그룹 한지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오너일가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한지붕 두가족의 사촌경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분상으로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이태성 대표가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부사장의 지분을 인수할 만큼의 자금이 있어야 된다. 하지만 그럴만한 자금 여력이 없기에 지분상의 계열분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계열분리를 해야 할 필요성도 적어 보인다. 아직까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텁고 기업경영에 있어 큰 의견 차이가 없다는 전제로 말이다. 통상적으로 계열분리는 다른 업종의 여러 사업군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업종별로 사업군을 나눠 갖으면서 분리하기 마련이다. 세아는 특수강과 강관 및 판재로 구분할 수 있지만 철강이라는 큰 사업군에서 볼 때는 남남이 되는 것도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 시너지 측면에서도 그렇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계열분리 수순을 거치고 있지만, 어떤 잡음이나 다툼이 없다는 점이다. 세아는 형제경영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어느 한쪽이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한지붕 두가족의 세아그룹은 더 지속될 수 있다. 세아가 성공한 형제경영 기업으로 남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