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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국내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교역 침체까지 겹치면서 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자재 수급불안에 따른 완성품 제조 차질로 홍역을 겪고 있는 산업계가 수출활로까지 막히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형국이다.
올들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하던 수출은 4월 들어 감소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0일, 열흘간 수출액은 122억 달러에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무려 18.6%가 급감했다.
문제는 최근 국내에서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가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확산되면서 수출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수출 악재로 인한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수출기업 지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장 36조 이상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신용도 하락이 수출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수출보험과 보증을 만기 연장해 30조원을 추가 지원함으로써 급한 불을 끌 계획이다.
또한 이번 사태를 기회 삼아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 소·부·장 국산화를 앞당겨 공정과정에서의 수급불안을 일소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지난 8일 열린 4차 비상경제회의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이 작년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불산액, 불화수소가스),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제한한데 따른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위해 산업부는 대일본 수입 상위 20대 품목을 국산화해 내년부터 공급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생산 확대 및 기술개발을 위해 지난해 650억원에 이어 올해 1165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불화수소 등 일본의 수출규제 3개 품목은 이같은 공장 신증설과 외투기업 투자 방안을 통해 올해안 공급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나머지 80대 품목에 대해서도 1조2000억을 투입해 R&D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공급선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안정성에 역점을 다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부장 기술력 강화, 건강한 산업생태계 구축 등 확실한 변화를 위해 정부, 수요공급기업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조기성과 창출을 위해 소부장 100대 핵심 품목의 상용화에 올해 2100억원 이상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