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전망치 대비 500억 이상 상승'환율상승·원가절감·마진개선' 효과 거론2분기 이어 3분기 평균 판매 가격 상승 기대도
-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기존 5700억원에서 6400억원으로 상승했다.지난달 발표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각각 6조8000억원과 4267~474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0억원 이상 높아진 것이다.우선 연초부터 시작된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강세ㆍ원화약세)은 우리나라 핵심산업인 반도체 업종의 수익 증가와 직결된다.원달러 환율은 미·중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올해 초 1150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이슈가 갑자기 불거지며 1217원까지 올랐다.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원화 약세 시 즉, 원화가 달러보다 10원 상승할 경우 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수백억 원씩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멀티칩패키지(Multi-chip Package, MCP) 수요 증가로 낸드 마진이 개선된 것도 한 몫했다. MCP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쌓아 한 개의 패키지로 만든 형태의 반도체 제품이다.부피는 줄이고 데이터 저장 용량은 높일 수 있어 스마트폰과 테블릿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많이 쓰인다.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10% 수준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며 "3분기 서버 디램 가격에 대한 고객사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애플도 하반기 신제품을 대비해 주문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D램 가격이 1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6조원을 예상했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충격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에 대해서 단언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이승우 연구원은 "고용과 수요 위축으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기업들의 IT 관련 투자도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야 별 문 제가 없겠지만, 그 아래 티어(tier)에 속한 일반 기업들의 투자 감소 리스크가 있어 하반기 서버 DRAM 가격 강세 지속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관측했다.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반영,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조원에서 4조5천억원으로 낮춘 바 있다.그러나 이승우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돌파구를 찾게 되면 메모리 시장은 상당 기간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는 장기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중장기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김경민 연구원도 "미중 무역분쟁 시기의 반도체 수요 절벽과 재고 조정에 대한 트라우마가 시장에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갑자기 어느 달부터 갑자기 삐걱거릴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하반기 수요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