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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1일 출범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이하 대응반)과 합동조사팀(이하 조사팀)이 진행 중인 투기과열지구 집값담합 수사 중간결과가 21일 발표됐다.
조사팀은 올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진행한 3차 합동조사에서 신고 된 총 1만6652건중 이상거래 1694건을 추출, 이중 1608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그 결과 편법증여 및 법인탈세 의심사례 총 835건을 적발해 국세청에 통보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법인대출 또는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에 활용한 총 75건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행정안전부에 통보했으며, 명의신탁약정 의심사례 2건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와함께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위반 사례 11건에 대해선 과태료 총 46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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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조사 결과를 보면 먼저 소득이 없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편법증여 의심사례가 적발됐다. 10대인 A씨는 조모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15억원대 주택을 팔아 부모와 공동명의로 강남구 소재 35억원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에 국토부는 조모가 손자에게 매각한 주택을 편법증여한 것으로 보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증여세 탈루를 목적으로 한 가족간 부당거래도 있었다. 부부인 B씨와 C씨는 시세 약 32억원대 서초구 아파트를 사면서 지분을 남편 B씨가 10분의 1(약 3억2000만원), 부인 C씨가 10분의 9(약 28억8000만원)로 나눴다.
그러나 정작 매입대금은 B씨가 약 16억3000만원을, C씨가 15억7000만원을 부담했다. 이에 국토부는 남편이 부인에게 13억1000만원을 편법증여한 것으로 판단, 국세청에 통보했다.
법인자금을 유용한 주택매수 사례도 적출됐다.
부부관계인 D씨와 E씨는 시세 38억원상당 강남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수대금 17억원을 부친이 대표로 있는 법인계좌서 지불했고, 부부관계인 F씨와 G씨는 약 16억원짜리 서초구 아파트를 전세 12억원을 끼고 매입, 전세계약 종료시점에 매수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계좌서 약 12억원을 이체해 보증금을 상환했다.
국토부는 두 건에 대해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국세청에 신고했다.
법인을 유용한 사례는 또 있었다.제조업을 하는 H법인은 사업부지 구입목적으로 기업자금 약 15억원을 대출했지만 정작 해당자금으로 마포구 소재 약 22억원상당 법인명의 주택을 구입했고, 개인사업자 I씨는 상호금융조합에서 종업원 급여지급 등을 위한 운전자금 12억원을 대출받아 용산구 소재 약 46억원상당 주택을 매입했다.
명의신탁 의심사례도 발견됐다. 언니 J씨는 2016년 동생 K씨 명의로 약 4억원상당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구입자금 90%를 지불했다. 동생 K씨는 2019년 해당아파트를 팔면서 집값 상승분을 포함한 매도금액 5억8000만원 중 약 5억5000만원을 언니 K씨에게 이체했다.
이와 별개로 K씨는 성남 분당 소재 10억원상당 주택을 구입하면서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상환받았다고 소명했지만 이자 수취내역이 없어 편법증여가 의심돼 국토부는 두 건에 대해 각각 경찰청·국세청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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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반은 또 한국감정원 신고센터에 접수된 집값담합 의심사례 총 364건 중 166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 범죄협의가 확인된 11건을 형사입건했다.
대응반은 형사입건한 11건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집행, 피의자 신문 등을 통해 빠른시일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적발된 집값담합 사례를 보면 먼저 A구 아파트를 소유한 L씨는 실거래가라는 이름으로 허위가격을 적시, 저가매물 등록을 요구한 공인중개업소를 이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안내문과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에 "XX부동산에 절대 물건 주지 맙시다.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5억이상에 내놓으세요'라는 글을 게시한 M씨는 특정 공인중개사 중개의뢰 제한 및 특정가격 이상으로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한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또한 N씨는 특정 인터넷 카페에 "부동산 매물을 내놓을 때 신고가 대비 저층은 +2천이상, 고층은 +5천이상으로 내놓아야 합니다"라는 글을 게재, 특정가격 이상으로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해 형사입건됐다.
한편, 대응반은 지난 2월21일 국토부 실거래 직접조사 권한이 신설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된 전국 9억원이상 고가주택 약 1300여건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영한 국토부 대응반장은 "대응반 출범에 따라 금융위·검찰청·경찰청·국세청·금감원 등 주요조사기관이 함께 수사, 조사를 할 수 있게 돼 부동산 불법거래 적발능력이 매우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대응반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부동산 범죄행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표명했다.
이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집값담합 수사에 있어서는 신고센터를 통한 국민들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부동산시장 불법의심행위를 제보해 주면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불법행위 근절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한 반장은 또 "개인에 대해 적용되는 대출, 세제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 매매법인 등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들 법인의 법인세 탈루, 대출규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해 금융위·국세청과 공조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