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月 고정비 5000억… 지난달 유입금 바닥아시아나, BBB로 강등… 4000억 조기상환 우려하반기분 장거리 티켓 환불도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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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업계에 자산유동화증권(ABS)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미래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인 ABS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조기상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ABS 잔액은 1조3200억원이다. 최근 발행분까지 고려하면 2조원에 가까운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형편에 매달 수천억씩 고정비용이 나가다 보니 곳간이 텅텅 비었다.

    상황이 나빠지자, 금융권은 항공사 ABS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다. 신용도 하락은 곧바로 자금 조달 제한과 조기상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는 더욱 크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6228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급전 개념이었지만 한달도 버티지 못했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4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공항시설료와 인건비 등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월 고정비를 지출하고 나면 모두 동이 난다.

    금융권은 대한항공의 상환능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1조32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한신평은 지난달 대한항공 자체 신용등급도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하향한 바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의 ABS 회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7~84.1%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급해진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악의 상황을 막고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한신평은 최근 아시아나의 ABS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지난해 누적 발행액 7460억원 중 4228억원에 대한 강등이다.

    아시아나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채무를 조기 상환한다는 조항을 갖고 있다. 등급 재하락 시에는 4228억원의 ABS를 당장 상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아시아나의 ABS 회수율은 전년 대비 42.3~99.7%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각을 앞둔 아시아나는 이번 이슈에 더 민감하다. 미래 수익에 대한 불안정한 전망과 신용도 하락은 거래에서 불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업황 악화와 매각가에 대한 시각차 등으로 ‘딜 무산설’이 꾸준한 만큼 가벼이 넘길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매월 수천억대 고정비가 꾸준히 나가는데 수익이 거의 없어 매우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다”면서 “신용도 하락으로 인한 채무 부담도 크지만, 하반기분 장거리 티켓 환불 등 당장 필요한 현금도 골치”라고 우려했다.

    이어 “상황 지속 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도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재무 이슈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며 “항공사가 지원 수혜를 위해 유동성과 재무 상황을 증명하기보다는 정부가 각 사 사업능력을 살펴 필요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