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억원에 매매됐던 전용 50㎡ 호가 9억1000만원 "수많은 인허가과정 남아…사업속도 빠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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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부동산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성산시영아파트가 최근 주택정비사업 첫 관문인 안전진단 마지막단계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기 때문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A~C등급 재건축 불가(유지·보수) △D등급 조건부 통과(공공기관 검증) △E등급 재건축 확정으로 분류된다.

    성산시영은 올초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적정성 검토'를 추진, 약 4개월간의 진단 끝에 지난 8일 '등급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송출해 냈다.

    이로써 성산시영은 2018년 안전진단제도가 강화된 이후 서울 내 대단지로는 두 번째로 방배삼호에 이어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1986년 지어진 성산시영은 3710가구 규모로 강북권 최대 재건축단지로 꼽힌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월드컵경기장역이 도보권 내 있고, 월드컵공원·한강과도 가까워 입지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진단 통과소식에 집주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 A공인중개업소 "한 달 전만 해도 코로나로 매수문의가 뜸했는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요 며칠 가격을 흥정하려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예전 8억초반대 가격을 기대하면서 그런 매물이 있으면 꼭 좀 연락을 해달라는 대기자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성산시영 전용 50㎡는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다. 올 1월 초까지만 해도 8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해당면적은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로 2월8일 8억원까지 내려갔었다. 3월12일 8억1200만원에 거래되긴 했지만 그 이상 오르진 않았다.

    여기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또 다시 8억원 매물이 나온 시점에서 현재는 매물자체를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바로 어제인 14일 7000만원 오른 8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긴 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들어갔다.

    전용 50㎡ 다른 타입 경우에는 최고 9억1000만원까지 호가가 붙었다.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변에서 안전진단 통과하면 집값이 오른다고 하니까 보유세 내기 전에 팔려고 했던 집주인들도 다시 거둬들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마 호가를 올려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성산시영 재건축사업이 곧바로 급물살을 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긴 했지만 아직 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수많은 인허가 과정이 남아있다"며 "집주인 입장에선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이 임박해 거래성사 가능성이 낮은 점과 장기전돌입으로 관망세에 들어가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재건축단지 특성상 사업절차에 따라 가치변화가 심하게 일어난다"면서 "정부 견제가 비교적 덜한 비강남인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재건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비강남권이라고 해도 사업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