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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의 증발과 순이익 감소 등이 예상된다. 결국 은행들은 예‧적금 상품 금리를 현재 1%대에서 0%대로 낮추고 대출금리도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추는 ‘빅컷(1.25%→0.75%)’을 단행한 후 두 달 만인 지난 28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은행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대기 은행보험연구실 실장은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NIM이 1.5bp~2bp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은행들의 리스크관리보다는 금융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연간 순이익 감소도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하면 은행들의 연간 순이익이 통상 2000억~3000억원씩 줄어든다.
게다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전과 같은 대출성장도 어렵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의 경제적 피해가 불어나는 점도 은행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결국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조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우대금리 등을 적용해 1%대를 유지하던 주요 정기 예·적금 상품이 0%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이후인 4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0.02%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금리 역시 내달 15일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인하 효과를 반영해 낮아질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또 5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GDP(국내총생산)성장률도 -0.2%로 하향 조정되면서 은행들이 추가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GDP 성장률 시나리오에 근거한 충당금을 추정해 적립할 수 있다”며 “한은의 성장률 조정을 계기로 은행들이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증권사 해외부동산 펀드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은행의 충당금 추가적립 요인 중 하나다.
서 연구원은 “금감원의 해외부동산펀드 실사 과정에서 은행의 핵심리스크중 하나인 해외펀드의 잠재부실에 대해 은행들이 추가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경우 은행들은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