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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관심이 온통 FOMC 회의 결과에 쏠리며 최근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022년말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연준 자산매입은 월간으로 국채 800억달러, 모기지 400억달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엄청난 인간적·경제적 고통을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공공보건 위기가 경제활동과 고용·물가를 단기적으로 강하게 압박하고, 중기적인 경제 전망에도 상당한 리스크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수단(full range of tools)을 동원하겠다"며 적극적인 정책 의지 표명했다.
미국 연준은 올해 GDP 성장률과 물가를 -6.5%와 0.8%으로, 내년에는 각각 5.0%와 1.6%를 전망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경제 전망 발표를 생략한 이후 반년 만이다.
어려운 경기여건 고려해 실업률은 일시 실업자 복귀로 연말까지 9.3%까지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수익률 곡선 조절(YCC)은 향후 FOMC 에서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언급했다. 증권가는 이를 연준이 빠르면 9월 늦어도 4분기 중 보다 본격적인 수익률 곡선 통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자산 매입의 속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는데 이미 연준은 국채, MBS 매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면서 "결국 향후에도 매입 속도를 점차 줄여나갈 전망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수익률 곡선 통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분명 쉽지 않은 길이지만 연준은 3월 이후 빠르게 금융시장을 안정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률 곡선 통제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금리가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서 급등할 경우 구축 효과 및 정부 이자 비용 급증에 대한 부담이 부각되고, 연준은 결국 수익률 곡선 통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성의 힘에 의해 최근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빅테크(거대기술주) 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FOMC 결과가 발표된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 중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홀로 상승하며 1만포인트를 돌파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에 의해 주식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연준은 이번 FOMC 를 통해 주식시장이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했다"면서 "특히 제로금리를 2022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높지만 유동성 파티를 이어가겠다는 연준에 맞설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연준은 국채·회사채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전통(OLD)업종에 대한 안전장치도 유지했다. 결국 이번 FOMC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