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제약·바이오업체가 줄상장을 예고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제약·바이오 초대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IPO 흥행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여파로 상장을 연기했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하반기 증시 입성을 잇따라 재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부 진정돼 국내 주식시장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데다가, 코로나 치료제·진단키트 관련주가 부각되며 여느 때보다 제약·바이오업종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약바이오업체는 단연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로, SK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작년 11월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달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식 출시했다.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150억 달러 이상으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올해 첫 코스피 상장 업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공모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최근 SK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SK는 최근 일주일 새 23% 넘게 급등하는 등 그룹 관련주 전반이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다. 희망 공모가격은 3만6000∼4만9000원, 총 공모금액은 7048억~959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2017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약 1조88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SK바이오팜은 오는 1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23∼24일 청약을 진행, 내달 2일 상장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올초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가 하반기 상장을 재추진한 SCM생명과학은 지난 17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14.91대 1의 높은 청약률 기록한 데 이어 상장 첫날인 이날 주가는 시초가(2만9500원)보다 22.37% 급등한 3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CM생명과학은 면역항암제 등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특히 원천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은 기존 방식 대비 고순도·고효능 줄기세포를 분리 및 배양해 치료제로 개발하는 핵심기술로,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GC녹십자·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출신으로 종근당 부회장, 한국 바이오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이병건 박사가 지난 2018년 대표로 영입되면서 업계 주목을 끌었다.
뒤이어 분자진단기업 젠큐릭스도 이달 25일 코스닥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젠큐릭스는 암 조기진단부터 예후·동반진단 등 암 치료 전 주기에 걸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유럽·중동·아시아·미주 시장에 수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젠큐릭스의 공모 주식 수는 80만주다. 지난 12일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2만2700원으로 결정됐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위더스제약도 내달 초 코스닥 입성을 예고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위더스제약은 노인성 질환군과 만성질환 중심의 제네릭 전문의약품 기업이다. 순환계 전문의약품과 퍼스트제네릭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능력 차별화를 통해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업체다.
위더스제약의 공모 주식 수는 160만주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3900~1만5900원,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222억~254억원이다. 18~1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25~26일 일반청약을 예정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공모 일정을 연기했던 소마젠도 오는 7월 10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국 마크로젠의 자회사로, 외국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특례상장에 도전하는 소마젠은 DTC 유전자검사·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유전체분석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소마젠의 공모 주식 수는 420만주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000원~1만50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462억~630억원이다. 오는 22~23일 수요예측을 거쳐 29~30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이밖에 박셀바이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압타머사이언스·미코바이오메드·피플바이오 등이 4~5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하반기 상장 러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일부 진정되면서 지수는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투자 심리도 개선된 상황"이라며 "상장을 준비 중인 업체들의 경우 모집 공모금액이 기대치를 하회하거나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감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