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클로징 앞둔 두 회사, 매각 무산서 가까스로 회생매각가 재협상 관건, 산은-현산 줄다리기 2라운드1.2조 쏟은 KDB생명, 이르면 이번주 5500억원에 매각
  • 산업은행이 기업인수합병(M&A) 불씨를 다시 살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독대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논의가 재개됐고 KDB생명도 10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을 채비에 나섰다. 

    ◇ 매각가 2.5조… 산은-현산 줄다리기 2라운드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착 상태에 머물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재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은 이동걸 회장이 현산 정몽규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단을 요청하면서다. 특히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따른 어려움을 감안해 산은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에 관한 즉답은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만남으로 아시아나 인수전 분위기는 반전을 맞았다. 현산은 지난 3월말 당초 4월 7일로 공시했던 유상증자 납입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두 달간 산은과 현산은 10차례가 넘는 공문을 주고 받으며 인수상황을 확인했을 뿐 대면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산의 인수 의지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연애 편지 그만하고 만나자"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대면 요청에 정 회장이 응하면서 양측 간 신뢰회복 계기는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관건은 '가격'이다. 

    지난해 12월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당시 구주 인수가격을 한 주당 4700원으로 쳤으나 29일 오후 2시30분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보다 한참 낮은 3795원을 기록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20%가량 떨어진 셈이다. 

    현산은 SPA 당시와 달리 아시아나 부채가 4조5천억원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아시아나 부채비율은 6281%에 달해 전년 1386%보다 4배 뛰었다.  

    본격적인 재협상이 시작되면 인수대금 2조5천억원에 대한 조율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 1.2조 쏟은 KDB생명, 이르면 이번주 5500억원에 매각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KDB생명 우선협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한다. 이번 매각이 성공하게 되면 산업은행은 10년 만에 KDB생명을 매각하게 된다. 매각 도전 네번째 만이다. 

    산은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서 금호생명을 인수, KDB생명으로 품어왔다. 

    앞서 우리은행은 26일 투자심의위를 열고 KDB생명 인수를 위한 JC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매각가는 5500억원 선이다. JC파트너스의 사모펀드가 산은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을 2000억원에 매입, 신규 발행 주식 35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또 JC파트너스가 조성하는 5500억원 규모 펀드에 산은 역시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조2천억원에 이른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KDB생명 매각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다.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실적'이 좋을 때 시장에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JC파트너스는 미국 PEF 칼라일의 재보험부문과 함께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키운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