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어 7월에도 연속 상한가… 열풍 재점화 자기주식 보유량 없어… 11만여주 시장서 투기자금에 출렁적자지속에 신규수주도 부진… 멋쩍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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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잇따른 우선주 급등에 난처한 모양새다. 자기주식 보유량이 전혀 없는 우선주가 6월 카타르 잭팟 소식 이후 보통주 주가의 100배를 훌쩍 넘기면서 투기수요의 놀이터가 됐기 때문이다. 적자 지속에 신규 수주가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9일 오전 9시41분 현재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전일대비 20.52% 오른 주당 82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우선주 급등이 오늘도 이어지면서 삼성중공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6월 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100척에 대해 2027년까지 건조슬롯을 확보하는 약정을 맺었다. 금액은 약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수주 가뭄에 허덕이던 국내 조선업계에 잭팟이 터진 것이다. 이는 곧바로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6월 1일 이전까지 주당 5만4000원대를 횡보하던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카타르 LNG선 잭팟 소식 다음날인 2일에 상한가를 기록, 전일대비 1만6300원 오른 주당 7만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10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잇따라 치면서 6월 17일 종가 74만4000원을 찍었다.

    역대 최장 상한가 기록으로, 그동안 약 14배가 오른 것.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3일 31만3500원까지 내려갔다. 다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지난 8일 종가 68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이날 오전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우선주 급등이 왜곡됐다는 점이다.

    실적 부진이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에 매출 1조8266억원, 영업손실 4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333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수주 역시 미흡하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6월말 기준 수주금액은 5억 달러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중공업은 당혹스럽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자기주식 보유량이 전혀 없고 전량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최근 급등 현상은 삼성중공업 또는 조선업황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주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으로 투기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발행한 보통주는 6억3000만주(자기주식 2596만4429주)인 반면, 우선주는 11만4845주에 불과하다. 자기주식 보유량은 없으며 우선주 전량이 시장에 거래되고 있다. 워낙 물량이 적기 때문에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과잉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물론 당시 잭팟 소식에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사)과 대우조선해양도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조선해양 보통주는 6월 1일 9만2200원에서 2일과 3일에 큰 폭으로 오르며 10만3000원까지 기록했다. 이후 진정 국면을 맞아 지난 8일 주당 8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 보통주는 6월 1일 주당 2만3950원에서 3일 2만9350원까지 급등했다. 역시 이후에는 하향세를 보여 지난 8일 2만345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보통주도 6월 1일 주당 5890원에서 3일 6970원까지 뛰었지만, 곧바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8일에는 종가 5720원으로 장을 끝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선주 열풍을 상승장의 마감 신호로 보고 있다. 이미 기존 주식들은 많이 올라 더 이상 투자할 곳이 없다고 판단해 대규모 투기자금이 우선주에 쏠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우선주 이외에 동부건설우, SK네트웍스우, SK디스커버리우, 코오롱글로벌우, 남양유업우, SK케미칼우 등도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보통주는 기본적인 주식의 형태로, 의결권을 갖고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보통주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청산 시에도 부채를 제외한 잔여재산을 먼저 분배받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1~2%의 추가 배당을 받아,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에는 우선주 투자가 유리하다.

    우선주는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된다. 다만,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기 때문에 호재와 악재가 있을 시에는 과도한 급등과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