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계대출 8조 늘어…주담대·신용대출 확대주택 거래 및 SK바이오팜 공모주 자금 몰린 영향기업대출 급감했으나 상반기에만 77조↑ 우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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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춤하던 가계대출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주택거래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 및 주식 청약 관련 자금 수요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탓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석 달 연속 고공행진 하던 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으로 대폭 축소됐다. 다만, 이미 올해 상반기 증가 규모가 작년 한 해 수준을 뛰어넘어 우려스럽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1000억원 급증했다.

    앞서 2·3월 9조원대로 급증해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한 뒤 4·5월 5조원대로 증가 폭이 주춤한 듯했으나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매년 6월 가계대출 증가율만 비교하면 속보 작성 이래 16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주담대는 물론 신용대출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큰 폭 늘었다. 

    주담대는 주택 전세·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중도금대출 중심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늘어 5조원 증가했다.

    집단대출의 경우 3·4월 주춤하다가 5월 1조1000억원 늘어나더니 6월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도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2조원대의 높은 증가 폭을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월 1조1000억원에서 6월 3조1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는 부동산 규제에 따른 관련 자금과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거금 수요가 발생한 데 따른다.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과 생활자금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가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의 구체적 용도는 은행에서 따로 확인되지 않아 공모주 청약에 대한 자금수요가 얼마였는지는 파악이 어렵다"며 "청약증거금 약 30조원 중 일정비율을 신용대출 자금수요가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빚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졌던 은행 기업대출은 큰 폭 축소했다. 

    앞서 3월 18조7000억원, 4월 27조9000억원, 5월 16조원 증가하며 기업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6월 들어 1조5000억원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대기업대출이 분기 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과 회사채 발행여건 개선에 따른 대출수요 둔화로 -3조4000억원 감소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도 4·5월 10조원대로 급증하더니 6월 들어 4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초저금리 정책금융 취급 축소, 은행의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소상공인 매출부진 완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 1~6월 기업대출 증가 규모(77조7000억원)가 2018년(42조7000억원), 2019년(44조7000억원) 한 해 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점은 우려스럽다. 

    회사채의 경우 우량물 중심으로 순발행 규모가 4조4000억원 확대됐다. 일부 기업의 IPO 등으로 발행규모가 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중 SK바이오팜이 차지하는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다.

    한편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큰 폭 늘고, 제2금융권도 신용대출 중심으로 4000억원 소폭 증가한 탓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예년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인 5%대 중반으로 확대됐으며, 4개월 연속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신용대출 등 대출수요 증가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