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거리두기 2단계로 코로나 조치 강화SK '스마트워크→ 재택근무' 전환LG전자 인니 공장 폐쇄… 상반기 악몽 재현 우려도
  •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빠른 속도로 다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사업장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표하면서 대기업들의 '재택근무'도 부활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 관련 조치사항들을 강화하고 있다.

    LG는 모든 건물 및 사업장의 외부 방문객의 보안 게이트 출입을 제한하고, 사업장 간 출장 및 국내 사업장 간 이동 시 셔틀버스 운영을 자제하고 있다. 50인 이상 단체행사 및 집합교육과 10인 이상 단체 대면회도 제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실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파주와 구미 사업장, 마곡 연구소, 여의도 트윈타워 등 모든 사업장에 외기 공조 시스템을 강화했다. 밀폐된 실내 환경 특성상 에어컨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외기 환기 횟수를 늘렸다.

    파주사업장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구내식당의 공조기 송풍량을 기존 3만4500CHM(시간당 환기 면적)에서 12만CHM으로 확대했다. 회사 측은 외기 환기 횟수를 기존 시간당 3.2회에서 시간당 11.1회로 약 3.5배 늘린 것으로, 6분당 1회꼴로 식당의 실내 공기가 외부 공기로 치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함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맞춰 기존 10%대의 재택근무율을 R&D 등 필수 직군은 20%, 그 외 사무직은 50%까지 늘려 시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8일까지 각 조직의 인원을 절반으로 나눠 돌아가면서 재택근무 진행하며, LG화학은 30일까지 순환 재택근무제를 시행한다. LG CNS도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LG전자도 임산부·만성·기저질환자나 의심증상·자녀돌봄 등 재택근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SK그룹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SK홀딩스, SK이노베이션, SK E&S,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실트론, SK머티리얼리스 등 다수 계열사가 지난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SK그룹은 상반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당시에도 주요 그룹 가운데 재택근무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지난 4월부터는 SK㈜를 시작으로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스마트워크는 안전과 업무효율을 동시에 고려해 유연한 시간제를 원칙으로 전체 구성원이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공장을 중단할 수 없어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아직까지 재택근무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은 클리룸 설비로 인해 바이러스가 머물거나 전파되기 어렵게 공기 순환이 되는 구조"라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면 정부 지침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자업계에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외로 속출하면서 상반기 '셧다운' 공포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는 지난 21일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전날에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다만 확진 직원들이 모두 LED기술동 근무자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경기 이천사업장 R&D센터 근무자가, LG디스플레이는 15일 경기 파주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 퀀텀닷(QD)디스플레이 전환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물산 협력사 직원 1명이 지난 22일 확진자 통보를 받았다.

    SK그룹 본사가 있는 SK서린빌딩은 계열사 직원이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건물 전체가 일시 폐쇄됐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전면 재택근무 중이라 접촉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지난 20일 가산R&D캠퍼스 어플라이언스 연구소 직원이, 지난 17일에는 LG서울역빌딩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LG전자는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 생산법인에 근무하는 현지 직원 200여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TV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오는 30일까지 폐쇄된다.

    앞서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은 상반기 유럽과 인도 등 해외공장들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동 중단된 바 있다. 8월 중순 기준 하루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에 달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셧다운' 공포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