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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8일 수도권 공공택지 가운데 '사전청약'에 나설 3만가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효한다. 대상지론 3기신도시와 태릉골프장 부지 등 사업속도가 빠른 곳과 1차 입지로 발표된 일부 공공분양택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될 가능성이 높아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자격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7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일 부동산시장점검회의를 통해 수도권 사전청약 6만가구 중 내년분 3만가구에 대한 공급택지를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7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주요 국회 일정이 겹치면서 하루 연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전청약이란 본청약 1~2년 전에 일부 물량에 대해 청약을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은 본청약 때까지 자격을 유지하면 100% 당첨된다. 공공택지에서 토지보상과 택지조성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 바로 청약을 받아 청약 대기자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 심리를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정부는 앞서 '8·4주택공급대책'을 사전청약 물량을 3기신도시 9000가구에서 기존 공급택지를 보탠 6만가구(2021년 3만가구, 2022년 3만가구)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대상지론 3기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하남교산(3만2000가구),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중 일부가 사전청약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중 하남교산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른 보상 절차가 이뤄지고 내년 상반기엔 지구계획 수립까지 진행되는 만큼 가장 많은 가구가 사전청약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8·4대책에서 발표한 태릉골프장 부지(1만가구) 등도 내년 사전청약 대상으로 거론된다. 용산정비창, 용산캠프킴,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등 서울 도심 내 공급 부지들 가운데 태릉골프장 관련 공급계획의 진척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권 30만 가구 주택공급 계획과 함께 1차 입지로 발표된 성남 신촌(1100가구), 의정부 우정지구(4600가구) 물량도 내년 사전청약 물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역민의 반발 큰 과천청사 유휴지나 성남서현 지구 등은 포함될 가능성이 작다.
정부 관계자는 "3기신도시의 경우 지구 내 총 주택의 25% 내에서 사전청약을 설정할 수 있는 만큼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층의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수요을 분산하는 만큼 집값 안정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전청약은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눠 분양하는 등 청약시점을 제외하면 본청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파트 최종 분양가도 사전청약자와 본청약자에 대해 동일하게 책정된다. 다만 사전청약은 여러 건이 시차를 두고 분양하더라도 딱 1건만 신청할 수 있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이후 본청약 전까지 재당첨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청약에 당첨됐더라도 다른 일반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얘기다. 추후 본청약에서 당첨을 포기할 경우 별다른 불이익도 없다.
무엇보다 민간분양 청약과 달리 가점제가 아니라 '순위순차제'가 적용돼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유리하다. 순위순차제는 무주택 기간 3년만 충족하면 저축총액이 많은 순(40㎡ 이하는 납입횟수 많은 순)으로 선정된다. 가점제에서 불이익을 받는 1인 가구나 무자녀 가구도 청약저축 가입 기간이 길다면 당첨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 대부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어 실거주 요건이 적용될 수도 있다. 현재 본청약 신청을 위해선 투기과열지구는 2년, 조정대상지역은 최대 1년간 조건이 필요하다. 예컨대 남양주 왕숙지구에 사전청약하고 싶다면 청약 시점 이전에 남양주에서 2년을 거주해야 1순위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자격만 된다면 민영보다 비중이 큰 특별공급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다자녀·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에 우선 공급되며 각각의 입주자 선정 기준에 따라 당첨자를 가린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청약받으려면 가점이 60점 이상을 돼야 한다"며 "공공분양은 민간택지 분양가나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본청약보다 경쟁률이 낮은 사전청약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