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3기 사전청약 예고에 매물 품귀 현상서울 주요 학군지 외 강북지역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어교산신도시 청약 앞두고 하남 수요↑ 전세가 최고 갱신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전세 물건 자체가 아예 없어요. 이런 경우는 또 처음입니다. 올해는 6월 중순부터 매물이 소진되서 그런지 작년과 분위기가 완전 딴판이에요. "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손바뀜에 바쁜 날들을 보냈지만 올해는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과 최근 3기 사전청약 예고까지 맞물리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학군 인기지역은 물론 수도권으로 전세난이 번지면서 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선수촌(총5539가구)는 현재 전세 매물이 단 한건도 없다. 5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 거래가능한 매물은 보증금 5억원에 월세 90만원을 받는 전용면적 83㎡ 반전세 하나다.

    중개업소에서는 지난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예년보다 2~3개월 빠르게 전세계약이 체결되며 매물 실종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6·17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2년 실거주 규제 발표도 한몫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재건축 초기단지다보니 세입자와 계약을 종료하고 실거주하는 집주인들도 늘면서 전체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 매물 실종 현상은 서울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북 신도림 아파트에서도 매매 물건만 소량 등장할 뿐 전세 매물은 찾기 힘들다. 영등포구 대방대림(1682가구), 신도림4차 e편한세상 아파트(853가구), 신도림 동아2차(655가구), 신도림 동아3차(813가구)는 현재 전세계약할 수 있는 물건이 전무하다. 신도림 태영타운(1252가구)에서는 보증금 6억5000만원에 거래가능한 매물이 전용 84㎡ 단 한 건 뿐이다. 

    수도권 전세 시장도 심상치 않다.정부가 최근 3기 사전청약제를 발표하면서 본청약 전까지 지역별 실거주 요건 충족 조건을 내건 까닭에 수도권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수요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하남시의 전세가격이 심상치 않다.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 전세보증금은 지난달 초 7억원을 돌파했다. 7월 초까지만해 5억원대에 손바뀜됐으나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전용 84㎡는 전세 6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7월 중순(최저 4억2000만원)과 비교할 때 2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거형 오피스텔이라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보다 저렴하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우선순위 당첨을 위해 빠르게 계약을 진행하는 세입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3기 신도시 사전청약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제도인데 아이러니하게 현재 세입자들은 매물 실종에 전세가격 폭등으로 살 곳 마련에 허덕이고 있다"며 "급진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장 혼란만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