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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말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의 벽산빌라를 재건축한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으로,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주변시세 대비 5억~6억원 가량 저렴해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G신성건설이 시공하는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오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에 나선다. 지하 2층~지상 12층 3개동, 전용 59~128㎡ 총 100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전용 59·84㎡ 37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무엇보다 이 단지가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 7월말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처음으로 적용받는 재건축 아파트라는 점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표준건축비, 적정 이윤 등을 합산해 분양가격을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안정을 위해 지난 4월말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용시기를 3개월 늦췄다.
당초 이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당 2730만원으로 분양가를 통보받았다. 선분양에 나서기 위해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른 분양가였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다고 보고 조합은 지난 7월 강동구 분양가심의위원회에 3.3㎡당 2800만원대 초반으로 분양가 심의를 신청했다. 이에 강동구청은 여러 항목 비용이 중복, 과다 계상됐다는 이유로 '재심의' 의결을 받았다.
조합은 이후 지적받은 부분을 수정해 3.3㎡당 분양가를 2700만원대 초반으로 제출했으나 심의위원회는 지난달 분양가를 재심의한 뒤 3.3㎡당 2569만원으로 책정해 통보했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3.3㎡당 161만원(6%) 가량 저렴해진 가격이다. 이로써 벽산빌라 조합원들은 1인당 600만~700만원을 추가 부담하게 됐다.
반면 수분양자 입장에선 당첨만 되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현재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 전용 59㎡의 분양가는 6억6300만~6억7200만원, 전용 84㎡가 8억6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1986년 준공돼 35년 이상 지난 '한양' 전용 84㎡가 지난달 13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5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지난해 준공된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12억9500만원에 거래돼 6억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 아파트가 분양가상한제 첫 적용 단지인 만큼 향후 다른 단지의 분양가 산정 잣대가 될 수 있는만큼 분양가를 더 낮게 책정한 것 같다"며 "주변시세의 절반도 안되는 분양가인만큼 치열할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