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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다 못해 대기권을 뚫을 기세다. 임대차3법 시행후 서울 전반에 걸쳐 매물잠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가을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세가격은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인 상황이 됐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가전세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보증금 20억원을 목전에 둔 19억원에 거래된 건수도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현재 전용 84㎡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가장 높은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로 전용 84㎡T타입 3층이 지난 5월19일 19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84㎡B타입 33층이 지난 7월21일 18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고,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전용 84㎡A타입 30층도 같은달 23일 18억원에 신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었다.
강남권 다른 단지들도 전세가격이 급등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C타입 9층 경우 10월8일 17억원 신고가에 세입자를 얻었고,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A타입 4층은 지난 8월5일 17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최고가를 갱신했다.
전세가격이 폭등하자 국내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도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2016년말부터 4년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80조원이상 늘어났다.
21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16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20조1000억원으로 7월말 대비 2조9000억원(2.5%)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3조7000억원에 이어 관련 통계 집계이래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임대차3법 등 부동산규제로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차3법 시행후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거둬들이고 실거주하려거나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또 기존 세입자들도 전세가격 상승으로 재계약을 다들 원하고 있어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