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조4000억 인수 최종 합의규제 당국 승인 거쳐 내년 완료 예정AMD, 주력 CPU 사업서 AI-서버칩 영역 확대막대한 자금 및 실적 영향 부담 작용 우려도
  • ▲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경쟁업체인 자일링스(Xilinx)를 인수하는데 최종 합의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룡 인텔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MD는 이날 350억 달러(한화 39조4000억원)에 자일링스 인수를 결정했다. 

    자일링스는 AI칩 제작에 중요한 FPGA 반도체 분야 선두업체로 급성장중인 데이터센터용 서버칩과 5G 통신 기지국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현재 시장 가치는 260억 달러(29조9650억원)로 측정되고 있다.

    AMD는 PC와 게임용 콘솔 등에 사용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프로세서 분야의 최강자인 인텔의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인텔을 상대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갖는 것은 물론 4차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수는 중국을 포함한 규제 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최종적으로 완료하게 된다. AMD의 자일링스 인수는 2021년 연말 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AMD는 주력인 CPU 시장과 함께 제품군 및 시장 영역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자일링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칩 분야와 데이터센터 칩 분야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AMD와 인텔의 실적 규모는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시장 확대가 점쳐지는 AI반도체와 데이터센터칩 시장에서 절대강자인 인텔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AMD의 3분기 영업이익 12억3000만 달러로 일텔(51억 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AMD는 CPU 시장과 GPU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CPU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고 GPU는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돕는다. 

    자일링스는 AI칩 제작에 중요한 FPGA 반도체 선두 업체로 데이터센터용 서버칩과 5G 통신 기지국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FPGA는 AI가 요구하는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입러닝과 머신러닝을 수행할 수 있다. 

    GPU는 수천개의 프로세서를 쌓아 병렬 연산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내지만, 대량의 프로세서가 필요해 비용이 크게 늘 수 밖에 없다. 하지만 FPGA는 하나의 프로세서만으로 병렬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프로세서 수가 적어 전력 소모도 적고 높은 가속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인텔은 현재 서버 프로세서 시장의 95%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반면 AMD는 5%에 불과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근 데이터센터 서버칩 시장에서 인텔에 의존해온 IT 기업들이 자체 칩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인텔의 아성도 조금씩 흔들리는 형국이다.

    지난 3분기 인텔의 올해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63억달러로 전년보다 4% 감소했는데 단기적으로 인텔 물량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경우 메모리 사업을 정리하면서 비메모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인텔은 CPU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엔비디아(nVidia)와 AMD 대비 경쟁력을 높이고자 외장형 GPU (Discrete type의 그래픽 카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첫 작품인 DG1 (Discrete GPU 1)은 2020년 4분기 후반에 다수 OEM 고객사의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다. 2020년 1월 CES 행사에서 인텔이 발표한 내용을 참고하면, 외장형 GPU가 탑재될 OEM 제품은 노트북 PC일 것으로 예상된다. 

    DG1 이후 차기 그래픽 카드로 개발되는 제품은 DG2이다. 인텔은 인공지능 프로세서에서 고객사들의 새로운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9년 12월에 인수한 인공지능 프로세서 회사 하바나 랩스(Habana Labs)의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 업체 제품 중에서 인공지능 추론(inference) 제품은 현재 양산 및 출하되고 있다. 아울러 CSP (cloud service provider) 분야의 잠재 고객사들을 위해 인공지능 제품도 준비 중이며 후공정에서도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AMD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 28억100만달러(약 3조1553억원) 영업이익 12억3000만달러(약 1조38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6%, 58% 증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은 컴퓨팅 및 그래픽 부문 매출이 31% 올르면서 호조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버 사업이 두배를 넘는 고성장을 보인 것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AMD가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실적 상승은 물론 인텔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전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데다 시너지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일텔이 알테라 인수 당시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컸는데 이러한 AMD의 자일링스 인수에도 이어지고 있다. 인수합병에 투입된 자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