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63% 찬성… 국민연금 등 반대 뚫고 의결신학철 "초격차 확고히 하고자… 재도약 기틀 마련하겠다"
  • ▲ LG화학 주주총회장. ⓒ연합뉴스
    ▲ LG화학 주주총회장. ⓒ연합뉴스
    3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LG화학의 전지(배터리)사업부 물적분할 계획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12월1일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한다.

    LG화학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배터리사업부 분할계획 승인을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사전 전자투표가 진행됐음에도 회사 측 설명을 듣기 위해 수백명의 주주들이 몰렸다. 앞서 LG화학은 20일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전자투표 결과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이날 최종 표심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12%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는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10.20%)까지 반대의견을 밝히면서 주총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LG화학에 따르면 주주 참석률 77.5%로 총회가 성립됐으며 이 가운데 82.3%가 찬성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63.7% 찬성 요건도 충족했다.

    ㈜LG를 비롯한 최대주주 그룹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기관투자자와 외국 기관투자자가 각 8%, 38%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글래스루이스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대부분 배터리 분사에 찬성의견을 내며 이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화학은 12월1일 자동차·소형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만드는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다.

    이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해 물적분할 배경과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9월17일 이사회에서 현재 사업본부체제로 돼 있는 전지사업을 당사의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안을 결정했다"며 "오늘 주주 여러분들의 최종승인을 얻고자 주총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분할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전지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보다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지속적으로 영속하기 위한 또 다른 걸음"이라고 표현하며 "분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LG화학이 '글로벌 TOP 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LG화학 측은 주총 주요 현안으로 재무구조 부담과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 두 가지를 들었다.

    LG화학에 따르면 전지 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순차입금은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LG화학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본부간 투자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사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지 신설법인은 수주 확대 및 수요 증가를 대비한 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량 양극재, 고효율 실리콘계 음극재, 고안전성 분리막 등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제품 개발과 선도적인 공정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 ▲ LG화학 주주총회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