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잔액 1682조…증가규모 확대 양상영끌·빚투 대출 수요에 전셋값 상승까지 가세기타대출 22조 폭증…작년 연간 증가액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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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분기에만 우리나라 가계 빚이 45조원 불어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업권을 망라하고 대출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에 '빚투(빚내서 투자)'는 물론 전셋값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면서 우리나라 전체의 가계 빚을 끌어올렸다.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증가율 4분기 연속 확대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3분기에만 44조9000억원 급증해 또 역대 최대 규모인 168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46조1000억원 증가한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크게 불어난 수준이다. 증가 규모는 ▲1분기 11조1000억원 ▲2분기 25조8000억원에서 3분기 더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15조8000억원)와 비교해도 3배가량 늘었다.  

    우리나라 가계 빚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16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올 1분기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016년 4분기와 비슷하게 올 3분기 가계부채가 급증한 건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다만 당시엔 주담대 규제가 완화됐으나 현재는 대출 규제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더 심각한데 ▲지난해 3분기 3.9% ▲4분기 4.1% ▲올해 1분기 4.6% ▲2분기 5.2% ▲3분기 7.0%로 4분기 연속 상승세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기타대출 17년 만에 최대로 늘어…영끌·빚투 덕

    가계부채의 대부분인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으로 3분기에만 39조5000억원 급증했다. 올 2분기(24조2000억원)는 물론 지난해 3분기(13조4000억원)와 비교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은 물론이고 비은행까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이 3분기 들어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특히 기타대출이 3분기에만 22조1000억원 폭증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기타대출 연간 증가액(23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맞먹는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경우 3분기 들어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식 투자와 생활자금 수요로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불어난 게 기타대출을 끌어올렸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 감소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이 확대돼 3분기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타금융기관은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수액 감소로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늘어난 탓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시행으로 4분기 전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치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4분기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창 팀장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활발히 일어나고 주식거래 자금 수요가 있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증가 속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000억원으로 3분기에만 5조4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 규모다.

    앞서 1분기(-6조1000억원) 가장 큰 폭 감소하며 주춤했으나 2·3분기 연달아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온라인 구매 증가, 9월 말 추석 연휴로 인한 자금 결제 이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