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력델타·유나이티드 등 인수 후 브랜드 일원화"국적 항공사간 M&A, 현기차 모델 비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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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후 산업은행이 유증금액을 납입하는 등 절차가 일사천리다. 양사 합병 후에는 ‘대한항공’을 통합 브랜드로 사용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돌입한다. 실사는 약 3개월, 거래 완료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된다. 합병 3년 후인 2023년 말에는 브랜드 통합이 예상된다. 통합 브랜드명은 ‘대한항공’이 유력하며 아시아나는 이후 소멸할 전망이다.

    관련 계획은 지난 2일 대한항공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거론됐다. 이날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하나의 브랜드로 가게 될 것”이라며 “미사용 브랜드 활용방안은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합병은 앞선 미국 항공 M&A와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 앞서 미국에서는 델타항공의 노스웨스트항공 인수, 유나이티드항공의 컨티넨탈항공 인수, 아메리칸항공의 US에어웨이즈 인수 등 총 세 건의 ‘빅 딜’이 있었다.

    세 사례 모두 거래 이후 인수 기업 브랜드로 단일화했다. 현재는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항공만 남아있다. 사업 영역이 같은 자국 내 인수합병에서는 브랜드 통합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인수 후 피인수 브랜드를 남겨두는 경우도 있다. 앞서 KLM(네덜란드항공)을 인수한 에어프랑스는 두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두 항공사의 사업 국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국적 M&A가 자유로운 유럽 항공시장 특성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 ▲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 기자
    ▲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 기자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국 항공사간 M&A에서는 피인수 브랜드를 삭제하는 미국식 합병이 보통”이라며 “국적사간 M&A에선 ‘현대기아차’ 모델이 효율적이지 않다. 유럽은 두 회사의 국적이 달라 합병 후에도 각자 체제를 유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병 후 PMI(조직통합) 과정은 미국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사례에서는 인수 직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노선 통폐합이 이뤄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우 국민 정서, 정부 지원 등 인수 배경을 고려해 인력 감축 외 다른 방안을 수립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의 가장 큰 관심과 우려는 ‘인력 유지’다. 대한항공은 기존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 정년·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당분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중복 부서 구성원을 재배치하고 임원 감축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사 직원은 약 2만8000명이다.

    코로나19 진정 이후에는 신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중복인원을 신사업 부서에 배치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는 방안이다. 대한항공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MRO(항공정비), IT 사업 등 다양한 대안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간 합병이 규모의 경제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중복으로 투입되던 고정비 감축이 필수적”이라며 “인건비가 주요 비용 중 하나인 만큼 다양한 차원의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