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박철규 부문장 퇴임… 후임은 미정코오롱FnC 유석진 코오롱 대표 선임… 이규호 전무 떠나침제된 시장 활력… 변화의 바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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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바뀌고 있다. 경영 환경 전반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업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어온 박철규 부문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퇴임한다. 박 부문장은 지난 2018년 말 이서현 전 사장이 물러날 당시 부문장에 선임돼 2년간 삼성그룹의 패션 사업을 이끌어 왔다.
박 부문장은 지난 6일 날 오후 사내 이메일을 통해 "30여 년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근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의 길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박 부문장의 후임으로는 외부 출신의 임원이 선임될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박 부문장의 후임은 미정인 상태"라며 "정해진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정기 임원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새 대표이사에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앞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전무가 2년 간 코오롱Fnc를 이끌어 왔다.
유 신임 대표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조지워싱턴대 MBA를 졸업했다. 도이치뱅크그룹 IBD Vice President와 모건 그렌펠 코리아 대표, 이노베스트파트너스 대표를 거쳐 2008년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부사장으로 코오롱그룹과 연을 맺었다. 이후 SBI인베스트먼트 투자총괄 부사장, 코오롱 전략기획실장(전무)과 대표 등을 역임했다.
패션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 패션 업체도 마찬가지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등을 운영하는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정승필 전 이랜드 미국법인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제이씨패밀리(구 아이올리)는 김예철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김 신임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SSG닷컴에서 영업 및 마케팅 담당으로 근무한 전문 경영인이다. -
업계에서는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패션시장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트렌드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코리아 패션 인덱스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39조4376억원대로 전망된다. 41조6441억원대를 기록한 전년보다 5.3%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3분기 매출은 3410억원으로 9.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도 매출은 1772억원으로 전년 보다 4% 감소했고 199억원의 적자를 봤다. 코로나19 영향과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여름 휴가철 특수까지 놓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 대목인 4분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시행되면서 패션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출·퇴근이나 등교에 제동이 걸리면 올 겨울 의류 판매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임 대표들은 그만큼 실적 개선이라는 막중한 부담을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면서 "더욱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대표 교체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