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兆-자산 40兆 '초대형 항공사'노선 재배치·공동사업… 年 3000억 시너지 전망해외 단독노선·국내선 독과점 우려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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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축년 국내 항공업계에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세계 7위권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한다. 예상 연 매출은 약 20조원, 보유 자산은 40조원 대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인수했다. 이달 초 채권단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8000억원을 우선 투입했다. 영구채 인수로 합병 1단계를 마친 대한항공은 이달 중 후속 작업을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주식발행 한도상향을 의결한다. 안건 통과 시 3월에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이중 1조 5000억원을 아시아나 신주 인수에 쓴다. 

    주식 취득 후 대한항공은 지분율 63.9%의 아시아나 대주주가 된다. 후속 작업인 각국 기업결합 승인, 채권단 통합 계획 보고도 3월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최근 기준 두 항공사의 합산 연 매출은 약 20조원이다. 지난 2019년 대한항공은 12조6800억원, 아시아나는 6조9600억원을 벌어들였다. 본사 직원 규모는 3만여 명(대한항공 1만8600명, 아시아나 9079명)으로 예상된다.

    보유기재는 243대로 늘어난다. 대한항공 보유분 164대, 아시아나 79대를 합산한 규모다. 이는 글로벌 대형항공사인 에어프랑스(약 220대), 독일 루프트한자(약 280대)와 맞먹는 규모다. 

    통합 자산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예상된다. 항공 정비, 서비스 등 중복 조직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쏠쏠할 전망이다. 업계는 두 항공사간 합병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통합 항공사는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수익증대와 각종 비용절감을 추산한 값이다. 주요 항목은 리스료, 이자비, 보험료, 항공정비와 같은 공동사업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부담이 큰 차입부터 순차 상환해 양 사의 신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 ▲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 기자
    ▲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개요 ⓒ 김수정 그래픽 기자
    독과점 우려 등 넘어야할 산도 존재한다. 소비자 단체 등은 대한항공의 독점화로 인한 운임인상 가능성을 언급한다. 일부 단체는 대한항공 단독 노선이 같은 거리의 타 취항지보다 훨씬 비싼 운임을 받고있다고 지적한다.

    장거리 단독 노선은 물론, 50%를 넘어서는 국내선 점유율도 문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계열 LCC를 포함한 국내선 점유율은 약 66%다. 

    대한항공은 3사 통합 LCC와 기존처럼 경쟁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전체를 지배하는 만큼 관련한 우려를 완전히 씻긴 어려워 보인다.

    업계는 관련 지적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는 ‘승인’을 점친다. 이번 거래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인 근거는 현대·기아차 사례와 같은 ‘산업 보호·유지’ 측면이 유력하다. 아시아나의 재무상태,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피인수 기업의 자체 회생 불가’ 건으로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딜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열린 시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선 점유율 논란은 고속철도 등의 대체수단을 동일 영역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범위 설정이 심사 핵심”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