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교섭 합의 신뢰 훼손…추가 지급률 0%"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 사실상 희망퇴직 유도 지주·은행발 낙하산 사장·임원 인사 논란도출근 저지 투쟁 등 노사 반발 움직임 '점입가경'"투쟁기금 1억원 확보"…홍보물 제작 등 추가 쟁의행위 예고
  •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는 지난 4일 오전 6시 50분부터 본사 18층 임원실 앞을 점거하고 피켓팅으로 신임 대표이사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 홈페이지 사진 캡처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는 지난 4일 오전 6시 50분부터 본사 18층 임원실 앞을 점거하고 피켓팅으로 신임 대표이사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B손해보험지부 홈페이지 사진 캡처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가 선임 첫 달부터 노사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간 노사 신뢰 훼손,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 등을 놓고 출근 저지 투쟁 등 쟁의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노조는 지난해부터 단체교섭과 고용안정협약 위반 등을 놓고 사측에 지속 문제제기를 해왔다.

    먼저 노사는 지난해 9월 단체교섭 합의를 통해 ▲연간 당기순이익 1800억원 초과시 추가 지급률(상여기준) 50% ▲2030억원 초과시 100% ▲2200억원시 150% ▲2400억원시 200% 지급을 약속했다.

    아울러 합의전 조합은 당기순이익 미달성을 우려해 지난해 하반기 고액(100억원 초과) 지급 예상 건 여부에 대해 수차례 사측에 질의했다. 사측은 당시 "당기순이익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확인된 고액건 지급 이슈는 없다"고 수차례 답변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합의 직후 사측이 9월 당기순이익에 미국 소재 '호텔/리테일 빌딩' 투자손실액 267억원을 반영하며, 결국 지난해 당기순이익 1800억원 달성이 어렵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추가 지급률이 0%가 된 것이다.

    노조 측은 노사간 교섭은 정확한 정보 제공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초해야 하는데, 이 같은 처사는 조합원과 노조를 기망하는 행위라고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왔다.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를 두고도 사측과 대립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해당 제도는 정규직 직원을 개인사업자 형태인 위촉직으로 바꾼 뒤 대리점을 맡기는 제도다.

    노조 측은 사측이 3년 이상 지점장을 지낸 경력자 약 15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공고를 보냈는데, 이는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시도란 주장이다. 연령을 고려하지 않고 경험이 없는 업무로 배치한다거나 집과 멀리 떨어진 근무지로 발령하는 등 고용안정 협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지주·은행발 낙하산 사장·임원 인사에 대해서도 반발 움직임이 컸다.

    보험회사 CEO는 보험산업 전반의 이해와 발전방향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함에도 전문성이 결여된 CEO가 지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측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KB손보의 독립적인 경영과 내부 출신의 경영진 발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진행된 차기 경영진 내·외부 인사 선호도 평가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더 낫다'라는 응답이 72.4%로 압도적이었다"고 발표했다. 

    노조의 이 같은 불만은 최근 김 신임 대표가 선임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나왔다.

    노조는 지난 4일 오전 6시 50분부터 본사 18층 임원실 앞을 점거하고 피케팅으로 김 대표의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했다. 노조는 노사간 신뢰 훼손 문제 외 임금피크제, 인력 충원 문제 해결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임단협 교섭간 발생한 문제에 대해 보고는 받았고, 빠른시일 내 답변을 드리고 해결해 나가겠다"며 "협약의 내용은 지켜져야 하고, 내용은 확인해 보고 답을 주겠다. 아울러 여러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조합과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사태를 진정시켰다.

    보험업계는 노조의 추가 움직임이 예상되는 만큼 김 대표의 갈등 봉합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최근 집행위원회를 통해 1억원의 투쟁기금 예산을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김대성 사무금융노조 KB손보지부장은 "김 대표의 최종 답변을 듣고 추가 행동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19로 단체행동을 못하다보니 온라인을 활용하거나 홍보물 제작, 버스랩핑 등 다양한 투쟁 행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4일 취임식 이후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KB손해보험 안양안산지역단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