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지난해 손해율 80%대 중반예년 비슷한 시기에 보험료 3%대 인상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탓에 보험료 인상요인 있지만, 금융당국과 소비자들 눈치보여 결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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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상황이 악화돼 인상 결정을 선뜻 내릴 수 없어 사실상 동결로 굳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메이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관련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실손보험과 함께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애물단지다.

    지난해 1월~11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5.2%, 현대해상 84.8%, DB손해보험 84.4%, KB손해보험 84.5%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적자가 나는데, 상위 4개사들 조차도 80% 중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따라서 손보업계에서는 보험료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상황이 침체되면서 보험료 인상이라는 총대를 멜 수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A손보업체 관계자는 “아직도 손해율이 나쁘기 때문에 보험료를 인상할 요인은 있지만, 코로나19 탓에 금융당국과 소비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현재는 이런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자동차보험료를 동결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경제상황이 가계부채 증가 등 점차 악화되고 있어 눈치 없이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큰 것도 문제다. 자동차보험은 각사별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업체의 상품을 가입하게 된다. 따라서 다들 동결하는데 혼자만 인상할 경우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에 손보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자동차보험료를 3%대 가량 일제히 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B손보업체 관계자도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하고 있다”며 “아직 인상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전체적인 경제 여건이나 분위기를 봤을때 당장 1월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C손보업체 관계자는 “1월 인상은 도저히 힘들 것 같다”며 “1월에만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자동차보험보다는 실손보험에 더 신경을 써야 될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있다.

    D손보업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2019년처럼 100%를 넘는 상황도 아니고, 비중으로 봐도 자동차보험보다는 실손보험이 더 크기 때문에 실손보험료를 얼마나 인상할지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