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슈퍼사이클 온다"4분기 매출-영업익 동반상승포스코·삼성·LG·현대 모두 영업익 시현
  •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되자 종합상사들이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한편, 에너지·식량 등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종합상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LG상사의 예상 매출액은 2조77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2155%나 늘었다. 같은기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1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 4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4분기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며 현대상사도 매출액 7646억원 수준에 82억원 가량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통상 부실자산을 손실처리하는 기간인 4분기에 매출실적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닫혔던 중국 등 물동량이 살아나고 철강석,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런던 금속거래소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올해 1월1일 기준, 톤당 7741달러로 지난해 최저점 4617.5달러에 비해 67.66% 상승했다. 알루미늄 합급도 톤당 1921.5달러로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1세기부터 시작된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다가오고 있다"며 "구조적인 경기상승이 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 ▲ LG상사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자료사진
    ▲ LG상사 인도네시아 팜오일 공장ⓒ자료사진
    종합상사들은 주력인 원자재 취급에 숨통이 트이자 신사업 진출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일평균 5억ft³ 생산량을 자랑하는 미얀마 가스전은 최근 추가 매장량까지 확인되며 LNG사업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등을 통해 식량 거래량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계열분리 이슈로 주목받는 LG상사 역시 중국 내몽고 석탄화공플랜트 사업을 통해 비료 사업에 참여 중이며 에너지·팜 부문 확대도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상사 관계자는 "글로벌 물동량 증가로 물류부문은 꾸준히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며 "재무개선을 하는 동시에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유통도 종합상사들에게는 도전 과제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등 주요 백신들이 영하 70도를 유지하며 옮겨야 하는 만큼 고부가가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인도,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원조도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3분기 원활한 백신접종을 위해 콜드체인 유통망 구축을 고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유통은 기술력을 요하는 전문적인 분야지만,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진출 가능한 영역"이라며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구축되는 만큼 종합상사가 눈돌릴만한 신사업 확보는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