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담당자가 지원자 점수 임의 수정직무 배제 위해 부서 이동…최근 징계피해 지원자 구제…부정 채용자 근무 중상급기관 금융위원회 관리 부실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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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취약계층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채용비리 문제가 터졌다.지난해 신입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의 점수 조작으로 최종 합격자가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해 5월부터 일반직(대리 5급) 및 특정직(업무지원직 6급) 신규 직원 공채를 진행했다.당시 채용 공고가 발표된 후 직무적합성 평가, AI 역량검사, 필기전형, 1·2차 면접을 거쳐 6월 말 합격자를 발표했다.문제는 면접 평가가 끝난 업무지원직 지원자 점수를 인사 담당자가 임의로 수정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가 변경된 것이다.당시 감사실은 비리문제를 감지하고 인사 담당자를 적발,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해 직급(3급)은 유지한 채 성과인사실에서 금융교육부로 이동시켰다.이후 8~9월에 걸쳐 예비조사 및 본감사를 포함한 특정감사를 진행했으며, 업무지원직 채용 업무의 부적정 문제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이에 서민금융진흥원은 이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비리 관련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직원상벌 규정 제10조에 의거 채용 관련 비위 행위를 한 경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징계처분할 수 있다. 채용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정직 이상 3년', '정직 미만 2년' 기간 동안 감사 및 인사 업무를 담당할 수 없다.채용비위자의 징계 기준에 따르면 전형단계별 점수부여가 부적정할 시 관련자가 채용된 상태라면 정직·면직 처분이 내려진다. 최종합격자의 부당결정 시에도 고의·중과실에 따라 감봉·정직·면직된다.서민금융진흥원은 전 채용 과정에서 학력·나이·성별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의 열린 채용을 공고히 해온 만큼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과거 채용비리 사건으로 금융권이 크게 홍역을 치른 가운데 모범을 보여야 할 금융공공기관 내부에서 인사부정이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비판이 거세다.이번 사태로 금융위원회의 관리 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 2016년 금융위가 서민금융생활지원법 시행과 함께 설립한 곳으로, 상급기관의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한편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해 추가 채용을 통해 억울하게 탈락한 지원자에 대한 구제조치를 완료했다. 부정 채용자 역시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