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드론 태양광 신소재 반도체 등 모두 불안 창업 용이성-정부지원-법적기반 등 제도·인프라 꼴찌 전경련, 신산업 관련 협회 정책담당자 조사
  • ▲ 울산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를 선적하는 모습ⓒ연합뉴스
    ▲ 울산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를 선적하는 모습ⓒ연합뉴스
    한국의 주요 신산업 경쟁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국에 비해 뒤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다소 우위를 점해왔던 중국에게도 5년 뒤에는 추월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수소전기차, 산업용 로봇, 차세대 반도체, 민간용 무인항공기 등 주요 신사업 중에서 한국이 세계시장 점유율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는 LNG운반선 하나에 불과했다. LNG운반선 분야는 5년전 점유율 86%에서 올해 초 91%로 성장했고 5년 뒤에는 9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분야는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정부와 기업이 주력 육성하는 전기·수소전기차의 경우 5년전 1%에서 올해 초 3%, 5년 후에는 6%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5년전 33%였던 중국은 올해 초 45%까지 확대됐다. 중국은 전기차 외에도 민간용 무인항공기, 태양전지 등에서 비교우위를 점했다.

    미국은 탄소섬유 등 첨단신소재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탄소섬유 점유율은 5년전 27%에서 올해초 28%로 늘었고, 5년 뒤에는 3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차세대 반도체도 꾸준히 육성해 5년 후에는 6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점유율 50%를 꾸준히 유지했다.

    전경련은 "각 산업별로 과거부터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가 향후 5년 뒤에도 해당 신산업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이 산업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전시키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울산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넥쏘와 일렉시티 FCEV를 선적하는 모습ⓒ연합뉴스
    신사업 경쟁력에 필요한 각 요소별로 살펴보면 한국의 불리함은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문인력, 핵심원천 기술 연구개발 투자, 신사업 창업, 등 4가지 요소에서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중국은 정부지원과 안정적 법적기반 2가지 요소에서 수위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때 미국과 일본은 모든 부문에서 이를 상회했고, 중국은 전문인력과 핵심원천 기술에서 우리보다 뒤쳐졌다. 하지만 5년 뒤에는 미국이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 1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역시 우리를 모두 추월할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한국은 신산업 창업 용이성, 정부지원, 법적기반 등 제도·인프라 분야에서 꼴지 수준이며 연구개발 투자 경쟁력도 4개국 중 가장 낮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가별 총 연구개발비는 미국5515억 달러, 중국 4626억 달러, 일본 1733억 달러 순이었다. 한국은 954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5년 후 한국은 전문인력 확보분야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하고 핵심원천 기술에서도 격차가 5년에서 2.8년으로 좁혀져 기술과 인력 부문 경쟁력에서 거센 추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정적 법적기반의 경쟁력 수준은 현재(100)보다 오히려 낮아진 96.4 수준으로 예상됐다. 늘어나는 각종 규제 탓이다. 전경련은 미래 한국의 신산업 전문 인력 확보와 생태계를 구축하는 제도·인프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AI, 5G 등의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경직된 제도, 과도한 규제가 큰 장애물이 되고 있어 실효적인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전경련 보고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주요 신산업 관련 협회 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현재 및 5년 후 경쟁력 수준을 조사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