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소속 280명 무기한 파업CJ 영남권 800명 업무 거부후 복귀"사회적 합의기구 전 이슈 몰이"
  • ▲ 한진택배 울산터미널 ⓒ (주)한진
    ▲ 한진택배 울산터미널 ⓒ (주)한진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곳곳에서 배송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소속 노조원은 전국 단위 총파업을 계획했거나 진행 중이다. 강성 조합원이 몰려있는 영남지역은 소비자 불만이 심각한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는 전국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관련 움직임은 지난 23일 김천 등 영남지역에 근무하는 한진택배 소속 기사들이 시작했다. 현재 약 280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 중이다.

    CJ대한통운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파업은 23일 창녕 대리점에서 시작됐다. 25일에는 영남권 조합원 700~80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파업으로 번졌다. 당초 CJ 소속 노조원 1800여 명은 27일 전국단위 총파업을 예정했지만, 전날 밤 노사합의를 통해 철회했다.

    갈등이 진행 중인 한진택배는 현재 약 6만5000상자의 택배가 지연 중이다. 파업 노조원이 몰려있는 영남 지역의 불편이 가장 크다. 소수 조합원이 속한 대리점의 경우 비노조 기사, 대리점주 등이 대체 배송을 진행 중이다. 갈등이 심한 지역의 경우 대체 배송을 막아 물리적 충돌 등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번 파업은 9명 규모의 한진택배 김천대리점이 이달 초 북김천대리점, 남김천대리점으로 분할되며 시작됐다. 노조 측은 새 대리점주가 기사 4명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으며, 이는 본사차원의 위장폐업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본사는 대리점-기사 간 계약에 관여할 수 없지만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100% 고용 승계를 확인했다”며 “해당 기사와 계약을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과도한 요구조건으로 신규 대리점주와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택배업은 택배사-대리점-배송기사 간 계약구조가 통상적이다. 택배사는 지역 대리점에 영업권 계약을, 대리점은 개별 기사와 계약한다. 하도급법상 배송기사 계약은 대리점이 협상 주체다. 본사는 계약에 관여할 수 없다.
  • ▲ 본사 1층에서 점거농성 중인 한진 소속 조합원 ⓒ 연합뉴스
    ▲ 본사 1층에서 점거농성 중인 한진 소속 조합원 ⓒ 연합뉴스
    비노조 기사와 대리점주 등 현장은 이번 파업에 피로감을 표한다. 지난해 명절부터 지속된 파업 선언과 철회, 우발적 업무 거부가 잦아 혼란이 크다는 지적이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추석부터 올해 설까지 분류거부, 파업을 총 3번 철회했다.

    이번 회사별 파업이 다음 달 과로사 사회적 합의기구 재개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택배노조와 택배사, 대리점 등 업계 종사자들은 여당과 정부주도의 ‘과로사 합의기구’에 참여 중이다.

    앞서 각 당사자들은 배송 업무 전 ‘분류’ 업무의 책임, 지원 내용 등을 논의했다. 다음 달 초 재개될 2차 회의에서는 운임, 배송·분류 수수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과로사 합의기구 회의에 앞서 지역 문제를 전국단위 총파업으로 이슈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무환경 개선, 계약상 보호 등 노조 측 주장에 일부 동의하지만 현장 배려 없이 파업을 강행해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