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통매각 어려움 속 부분 매각도 난항특허 및 기술 활용 여지 남기고 철수 가닥이달 내 최종결정 공식화 나설 가능성... 주총 주목
  • ▲ LG전자 MC사업부문의 지난해 플래그십폰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전자 MC사업부문의 지난해 플래그십폰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LG전자 정기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 매각보다는 철수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공식적인 LG전자의 입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내부적으로 MC 직원들의 타 사업부 이동 등을 통해 고용 상태를 이어가는 것을 중점으로 두되, 사실상 통매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부 사업이나 특허 등을 부분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기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아 사업 철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날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2021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LG전자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세계 3위 전장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합작회사 'LG마그나'를 신설하는 안 등을 포함해 올해 추진하는 굵직한 이슈들이 결정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주총의 관심은 LG전자의 '앓던 이'인 MC사업 처리 방안에 대해 이전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밝히게 될지 여부다. 마그나와의 합작사 설립은 이미 추진 중에 있고 주총과 이사회 통과 후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되는 수순이라 주주들의 관심은 전장사업과 함께 LG전자의 실적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꼽히는 MC사업일 수 밖에 없다.

    앞서 LG전자가 MC사업을 두고 다각도로 처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공식화 한 이후 이렇다 할 추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이런 중에 지난 1월 말 열린 LG전자 2020년도 4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도 앞서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며 확정된 사안안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MC사업 향방이 어느 시점에 결정될지도 오리무중인 상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MC사업 소속 인원들을 타 사업부 등으로 이전 조치하는 방향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LG전자가 사실상 MC사업을 포기하는 동시에 고용을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실적발표에 앞서 MC사업부 소속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MC사업의 향방과 상관없이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될 예정이니 불안해 하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이후에는 MC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설되는 LG마그나 혹은 지난해 12월 신설된 LG에너지솔루션 등 인력충원이 필요한 계열사로 이동하는 안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최근 전자·IT업계에 대규모 경력 공채와 같은 이직 기회가 늘어나는 가운데 MC 직원들이 이런 곳들로 완전히 이탈하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고 고용을 보장하는데 우선적으로 신경을 쓰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일단 LG그룹 입장에서도 LG전자 MC사업의 최적화 방안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이를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기를 원하는 상황이라 이번 주총이 MC사업 향방을 가늠할 결정적인 D데이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주총에 이은 이사회를 전후해 MC사업 향방에 대한 큰 가닥이 잡히고 후속 작업이 이어지는데만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 ▲ LG마그나 이미지 ⓒLG전자
    ▲ LG마그나 이미지 ⓒLG전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G가 MC사업 통매각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했지만 이 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부분매각이나 일부 사업이나 특허, 기술에 대한 이전 등의 방식을 추진하기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LG전자 MC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원매자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통매각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선책이 될 수 밖에 없는 부분매각은 더 어렵고 복잡한 매각 시나리오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추진이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업계는 짐작하고 있다.

    더구나 LG가 그동안 MC분야에서 쌓았던 기술과 특허, 사업 노하우 등을 완전히 배제하고 전자사업을 이어갈 수는 없다는게 스스로의 판단이기도 하다. 매각 카드를 버리고 사업을 완전히 축소하거나 철수는 하되 보유 자산을 다른 사업과 연계해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기울고 있는 이유다.

    LG전자 주총에서 MC사업과 관련한 진일보한 언급이 나오게 되면 이후 작업은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건은 LG가 언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할지 여부라는 점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이다.

    LG전자 주총 사흘 뒤인 오는 26일에는 LG 지주사의 주총도 예정돼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적어도 이번주 내에는 MC사업을 비롯해 올해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한 큰 틀의 정리는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LX그룹 계열분리와 함께 LG그룹의 변화가 본격화된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