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개 종목 따상, 공모가 대비 주가 평균 수익률 96%상장 첫 날 종가와 비교하면 모두 마이너스, 차익실현 매물 영향작년 IPO 대어 주가도 지지부진, 증시 입성 후 거품 빠지는 수순
  • 공모주 투자 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증시 입성 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장 첫 날 높은 주가가 형성되면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한 종목은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오로스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5개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공모가 대비 주가(22일 종가 기준)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96.05%로 나타났다. 반면 시초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2개 종목(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상장 첫 날 종가와 비교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63조6000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공모주 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58조4237억원)와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가 모은 금액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335 대 1을 기록했다.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1033.82대 1, 청약 증거금은 5조1621억원이 몰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201.26대 1에 3조1833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특히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4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1470대 1), 빅히트(1117대 1) 등을 뛰어 넘기도 했다. 모비릭스와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일반 청약 경쟁률도 각각 1485.51 대 1(3조7435억원), 1987.74대 1(4조1946억원)로 집계됐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기존 상장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공모주 시장으로 유입됐다. 지난해 증시 입성한 새내기주 가운데 따상, 따상상(이틀 연속 상한가) 흥행을 이어간 사례가 존재하며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로 작용했다. 따상에 실패하더라도 최소 공모가는 밑돌지 않을 것이란 믿음도 적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청약 경쟁 열기는 도리어 단기 차익실현을 부추긴 요인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장 직후 기업의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린 뒤 차익실현 매물을 대거 쏟아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상장 초기와 비교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사실상 거품이 빠지는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IPO 대어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공모주 청약 열풍을 이끈 SK바이오팜은 작년 7월 상장한 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4만9000원)의 2배(9만8000원)로 책정된 후 상한가로 직행했으며, 둘째 날과 셋째 날에도 상한가 기록을 썼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52주 최고가(종가 기준21만7000원)고 비교하면 무려 51% 넘게 빠졌다. 

    작년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이틀 연속 상한가인 '따상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2만4000원)의 2배인 4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셋째 날 '따상상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으나 8만9100원(공모가 대비 수익률 271%)을 터치한 후 하락 전환했다. 주가는 52주 최고가(8만1100원) 대비 34% 내린 5만원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빅히트는 상장 첫 날 시초가(27만원)가 공모가(13만5000원) 2배로 책정되며 '따상' 기대를 모았지만 35만1000원(공모가 대비 수익률 160%)을 터치한 후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주가는 시초가보다 약 4% 낮은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는 23만원으로 52주 최고가(25만8000원)보다 10.8%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