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추천 백종훈 전무, 사내이사 진입… 박철완 상무는 실패주당 4200원 사측 배당안도 통과…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건은 부결
  •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이 승리했다. 삼촌인 박 회장에게 도전한 박 상무는 사내이사 진입에도 실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4지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이사회 개선, 이사 선임 등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는 대리인 위임을 포함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80.2%(2056명)가 참석했다.

    사측이 추천한 백종훈 사내이사(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전무) 선임 안건은 출석 의결권 주식 중 찬성률 64.0%로 가결됐다.

    박 상무 선임 안건은 찬성률 52.7%로 보통 결의 요건은 충족했으나, 사측 안건 득표에 밀려 부결됐다. 박 상무는 사내이사 선임 투표 도중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요 안건인 배당도 박 회장 측이 승리했다.

    박 회장 측이 제시한 배당안(보통주 주당 4200원)은 의결권 있는 주식 중 찬성률 64.4%로 통과했다. 박 상무의 배당안(보통주 1만1000원)은 찬성률 35.6%로 부결됐다.

    지분 3% 초과 주주들의 의결권도 3%로 제한되는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도 사측이 추천한 황이석 후보(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찬성률 69.3%로 가결됐다.

    박 상무 측이 추천한 이병남 후보 선임(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안건은 찬성률 30.5%로 부결됐다.

    사외이사 역시 사측이 제안한 최도성 가천대 경영대 석좌교수, 이정미 로고스 상임 고문변호사(전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안건은 사측과 박 상무 측의 안건 모두 부결됐다. 정관 개정 안건은 특별 결의사항이라 안건별 찬성률이 66.6% 이상이어야 하는데, 두 안건 모두 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 등 위원회 설치 안건도 사측 안건이 박 상무 측 안건을 제치고 통과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배당을 포함한 안건 전부에 대해 박 회장 측에 찬성표 행사를 권고한 바 있어 이날 주총은 박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한편, 당초 오전 9시 시작할 예정이었던 주총은 양측의 유효 의결권 등 확인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개회가 3시간 이상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