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거래 끊기며 카메라모듈 사업 접어인권침해 문제… 작년 하반기부터 물량 감소LG이노텍, 애플 상승세 맞물리며 증설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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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카메라모듈 업체 오필름이 애플의 공급망에서 제외되며 LG이노텍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5일 업체에 따르면 오필름은 특정 해외 고객사로부터 부품 조달 관계를 종료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오필름은 고객사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애플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7월 미국 상무부는 오필름을 비롯한 중국 11개 기업을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소수민족 탄압, 강제 노동, 집단 구금, 생체 정보 무단 수집, 유전자분석 등에 연루됐다며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애플은 오필름에 대한 제재가 발표되자 즉각 이 업체를 공급망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오필름의 지난해 매출은 484억356만위안(약 8조4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7%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 물량이 빠진 효과가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경쟁사 한 곳이 탈락하면서 LG이노텍의 실적 성장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애플의 프리미엄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해 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약 15%를 점유하던 오필름이 빠지면서 LG이노텍 점유율이 기존 50%에서 최대 6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 연말까지 5478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 2월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74% 증가하며 올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애플로부터 장기 추가 물량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이 전년 대비 높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트리플카메라와 3D카메라를 채용한 고가모델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광학솔루션 사업부문 실적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1분기 매출 2조6731억원, 영업이익 2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9%, 66.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평년 대비 늦게 시작된 아이폰 신모델 생산이 연초까지 진행되고, 아이폰12 프로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하다"며 "올해부터는 오필름이 공급망에서 제외되는 만큼 애플이 LG이노텍에 카메라 모듈 캐파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공급체인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온 만큼 오필름의 물량을 LG이노텍이나 샤프에 몰아주기보다 새로운 공급망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필름은 애플과 계약이 끊기면서 카메라모듈 사업을 중국 스마트폰 위탁 제조사 윙테크 테크놀로지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부품 조달 정책은 우선 공급업체를 두고 항상 두 번째 공급업체도 확보하는 등 한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급선 다변화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 선택형 부품 공급체인을 구성하고 있어 이번 오필름의 제외가 LG이노텍의 커다란 수혜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