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한라·코오롱, 골프수요 증가로 수익 늘어확대 혹은 매각…건설사별 사업전략도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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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로 추진했던 골프사업이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견건설사가 운영중인 골프사업 실적이 지난해 크게 개선됐다.

    코로나19로 해외로 향하던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매출과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아울러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골프가 유행하자 대중제 골프장 운영으로 짭짤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순위 12위인 호반건설은 작년 실적이 크게 악화됐으나 골프사업에서는 선방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85억원, 10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1%, 97%씩 감소했다. 대규모 분양현장이 준공단계에 접어든 영향이다.

    다만, 골프사업은 정반대였다. 호반건설이 운영 중인 스카이밸리와 호반서서울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78억원, 45억원으로 작년보다 77%, 95% 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호반그룹 오너일가가 일찌감치 골프사업에 애정을 쏟아부은 덕분에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더믹 현상이 시작되기 직전 2019년 말 경기도 파주 서서울CC를 사들였고, 코로나19로 몸값이 높아진 스카이밸리CC를 시장 예상가보다 높게 매각하는 등 탁월한 사업 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더믹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골프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최근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산업은 골프장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호반써밋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4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시설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반써밋은 2019년 인수한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SG덕평CC를 보유해 운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호반산업 클럽하우스 건물을 매입하고 신축공사를 추진 중이다.

    한라그룹 골프장 사업도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입었다. 그간 자본잠식 등 적자 수준을 유지해 그룹 내 앓던 이였던 골프사업을 매각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2019년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던 한라세라지오는 지난해 84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골프장 인수를 원하는 기업들이 대거 늘자이를 적기로 판단, 한라그룹은 재빨리 매각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지난 2월 여주 세라지오CC와 제주 세인트포CC 모두 스톤브릿지자산운용과 카카오VX에 3000억 초반대 금액으로 넘겼다. 특히 제주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에 이들을 참여시키는 조건으로 골프장을 미끼삼아 매각하는 묘수를 둬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두 곳의 골프장을 운영 중인 코오롱그룹도 지난해 영업호황을 맞으며 성장이 두드러졌다. 코오롱그룹은 자회사 그린나래를 통해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와 우정힐스CC를 보유 중이다.

    그린나래는 지난해 매출 380억, 영업이익 7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 102% 증가했다. 최근 실내보다 실외스포츠를 선호하고, 젊은층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원제골프장(18홀)보다 대중제골프장(36홀) 규모가 더 큰 것도 이익 증대에 보탬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는 1615만명이었지만, 대중제 골프장은 3058만명에 달했다.